체코 대통령, "우크라, 모든 러 점령 영토 탈환 못한다"

강영진 기자 2024. 9. 2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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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고위 장성 출신으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항전을 강력히 지지해온 페트르 파벌 체코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지지 세력들이 현실을 인식할 때가 됐다고 밝힌 것으로 미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파벌 대통령은 전쟁이 31개월째 이어지면서 피로도가 "모든 나라에서 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 영토 탈환 문제에서 "현실적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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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의 패배도, 러의 패배도 없다. 결말은 중간선이 될 것"
[유엔본부=AP/뉴시스]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유엔총회 미래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9.2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고위 장성 출신으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항전을 강력히 지지해온 페트르 파벌 체코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지지 세력들이 현실을 인식할 때가 됐다고 밝힌 것으로 미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파벌 대통령은 전쟁이 31개월째 이어지면서 피로도가 “모든 나라에서 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 영토 탈환 문제에서 “현실적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가능성이 큰 전쟁 결말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가 일시적으로 러시아 점령 아래 놓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수년 동안 지속되는 “일시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압도적 표차로 당선한 파벌 대통령은 전반적으로 의전적 지위에 그치지만 그의 견해는 페트르 피알라 총리의 중도우파 정부와 궤를 같이한다. 파벌 대통령은 체코 참모총장 출신으로 나토 군사위원장을 지내 안보 문제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

유럽 당국자들은 러시아와 휴전 합의 내용은 유럽연합(EU)나 나토가 아닌 우크라이나에 달려 있다는 발언을 공식적으로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전에서 실패한 뒤부터 비공개적으로 영토 회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밝히는 경우가 늘어왔다.

파벌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도 최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크름반도를 탈환하지 못할 것이며 러시아는 러시아군이 일부만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 대한 영토 이양 요구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파벌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패배도 러시아의 패배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결말은 중간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7월 영토 포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답했었다.

그러나 키이우 사회학 국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래 영토 포기 가능성을 인정하는 답변이 계속 늘어왔다.

이 수치는 전쟁 첫해 8~10%에 머물렀으나 지난 5월 32%로 늘었다. 다만 여전히 우크라이나 국민 과반수가 영토 포기에 반대한다.

유럽대외관계위원회는 지난 7월 14개 유럽국 및 우크라이나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럽과 우크라이나 사이에 전쟁 결말에 대한 의견 차이가 크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승리를 위한 무기를 원하지만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수용 가능한 최종 결말을 위해 무기를 보낸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체코는 발트해 3국 및 폴란드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가장 강력히 지지해온 나라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라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체코 국민들의 거의 3분의 2가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하더라도 종전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체코를 대표해온 체코 탄약 이니셔티브라는 수십 억 달러어치 무기 지원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의견이 54%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체코 탄약 이니셔티브는 체코 국방부가 주도하고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이 참여해 튀르키예 등으로부터 포탄을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계획이다.

파벌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 재원을 유럽 국내 문제 해결에 돌려야 한다는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주장은 배격했다.

그는 “무기와 탄약 지원을 끊으면 저절로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쉽게 말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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