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새고, 금 가고”…‘임대아파트 노후화’ 어떻게?
[앵커]
주로 기초생활보장수급자나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을 위해 싼 임대료로 장기간 집을 빌려주는 게 공공임대주택인데요.
하지만 노후화 되면서 주민 불편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 해 수선유지 비용도 1조 원 넘게 들어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양에 있는 약 5백 세대 규모의 영구임대 아파트 단지.
1992년 지어져 이미 30년이 넘었습니다.
복도를 지나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잦은 누수 탓에 벗겨진 천장 페인트가 눈에 띕니다.
[장춘옥/입주민 : "(최근에) 따뜻한 물이 하루 종일 안 나오고, 이게 수시로 고치는 것이 많이 있어요. 이제 32년 동안이나 됐으니까. 모든 것이, 모든 것이 다 고장이 많이 나나 봐요."]
전용면적 26제곱미터 집은 성인 아들과 함께 지내기엔 좁다고 말합니다.
["아들이 키가 180(센티미터)이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좀 불편해요. 불편한데 뭐 그래도 형편이 뭐 이러니까 어쩔 수는 없는데…"]
평택에 있는 또 다른 영구임대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외벽에 작은 금이 생기는 등 곳곳에서 노후화된 흔적이 보입니다.
[임연식/입주민 : "여기도 맨 처음에 이사 왔을 때는 여기 바닥에 금이 가서 얘기를 했는데도 안 해주더라고…겨울에는 추워서 저기 문풍지로 다 내가 사서 바르고…"]
LH의 건설임대 87만 호 중 20년 이상 된 임대주택은 19만 호, 30년 넘은 곳도 10만 5천 호에 이릅니다.
이처럼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리 비용은 2015년 3천억 원에서 올해는 1조 6천억 원으로 5배 늘었고, 2027년부터는 한 해에 2조 원이 들 걸로 예상됩니다.
이에 LH는 노후임대주택 정비사업으로 리모델링 또는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건축은 사업성 확보와 주민 이주 문제, 특히 재원 부족 등으로 실제 이뤄진 곳은 전무합니다.
[윤종군/국회 국토교통위원/더불어민주당 : "(노후화로) 정주 여건이 악화되는 거고, 또 도심 지역 내에서 슬럼화될 수도 있고… 정부가 재정 지원 우선순위를 지금보다는 좀 높게 평가를 해야 될 필요가 있다…"]
서민 주거복지에 소홀하다는 지적에 국토부는 노후 공공임대단지의 관리 방안을 연말까지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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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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