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대도시의 사랑법’에게[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네가 너라서 더 좋다.
친애하는, ‘대도시의 사랑법’에게. 네가 너라서, 네가 ‘너’다워서 더 좋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은 눈치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와 세상과 거리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미씽: 사라진 여자’ ‘탐정: 리턴즈’ 이언희 감독의 차기작으로, 김고은, 노상현이 사회적 이방인으로 낙인찍힌 두 남녀의 우정 이야기를 여운 강하게 선사한다.
서서히 스며든다. 강렬하고 큰 사건은 없지만, 아기자기한 에피소드 구성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그리고 세련된 연출력으로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처음엔 슴슴해도 에피소드가 켜켜이 쌓이면 감정이 깊어지고, 재미와 여운이 짙어진다. 둘의 진한 우정 서사에 보는 이마저 위안을 얻게 된다. 마치 평양냉면 같은 매력이다.
초반 ‘재희’와 ‘흥수’ 사이 벌어지는 소동들은 효과적으로 배치된다. 게이 혹은 자유로운 연애주의자를 낮잡아보는 과거 한국사회상을 떠올리게 하면서 그 시대를 관통한 이들의 마음에도 공감을 쌓는다. 그 시대를 겪지 않은 젊은 관객들 역시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현명한 선택이다.
곳곳에 설치된 소소한 유머 장치들도 제대로 작동한다. 웃기자는 의도 없이 담백해서 더 편하게 마음이 열린다. 이와 동시에 ‘재희’와 ‘흥수’가 ‘다름’으로 느끼는 사회적 외로움과 억울함, 슬픔 등을 더욱 대비시키는 효과도 낸다. 덕분에 화려하고 신나는 엔딩에선 코 끝 찡한 묘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김고은은 대체 몇 개의 얼굴을 갖고 있을까. 천만영화 ‘파묘’와 또 다르다. 프랑스에서 살다온 자유분방한 연애주의자 ‘재희’를 살아있는 것처럼 구현해낸다. 노상현은 단연 이 영화의 큰 수확이다. 눈빛, 목소리, 피지컬, 게다가 패션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써, 정체성과 사회적 시선에 흔들리는 ‘흥수’의 아이덴티티를 빚어낸다. 연기적 스펙트럼이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지는 배우다.
물론 장벽도 있다. 퀴어 감성에 유연하지 못한 이라면 애초 작품 안으로 들어가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또한 명확한 휴먼드라마라서, 혹여 가을 감성 물씬한 로맨스물을 원한 이라면 당황스러울 수 있다. 다음 달 1일 개봉.
■고구마지수 : 1개
■수면제지수 : 1.8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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