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으로 평가받는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1주년, 성과와 과제는

김서연 기자 2024. 9. 24. 06: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17% '광폭' 지분 확대 김동선, 푸드테크 사업 본격화
계열사 내부고객, 유통기업 협업…본업 시너지 살린다
후발주자의 한계, 극복 위해 기술 내재화·상품화 서둘러야
한화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한화로보틱스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 간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부사장은 유통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로보틱스 사업확장을 꾀해왔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한화로보틱스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로보틱스 사업을 이끄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은 지난 1년 유통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내기에 집중했다. 현재는 후발주자인 한화로보틱스를 한 단계 도약하도록 할 앞으로의 전략이 주목받는 상황.

지난해 10월4일 한화그룹은 ㈜한화 모멘텀 부문의 자동화 사업부 중 협동로봇·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사업을 분리해 한화로보틱스를 신설했다. 지분은 ㈜한화가 68%, 호텔앤드리조트가 32% 보유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숙박·레저·식음료 사업장에서 음식 조리, 시설 관리, 보안 업무 등에 로봇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공동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한화로보틱스 신설 당시 모멘텀의 알짜사업을 떼서 삼남에게 밀어준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화 그룹 전체에서 김 부사장이 담당하는 유통(한화갤러리아)과 레저(한화호텔앤드리조트)사업의 매출 비중은 2% 미만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이 2012년,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 겸 사장이 2014년부터 주력 계열사에서 경영을 시작한 반면 김 부사장은 경영 참여가 늦었다.

업계에선 삼성·HD현대·두산도 협동로봇을 미래먹거리도 점찍은 만큼 로보틱스 사업이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본선'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다목적 무인 차량, 군용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방산, 조선 등 한화의 주력사업 부문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2022년 6600억원에서 2026년 1조9300억원, 2030년 약 13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 관측된다.


본업 '유통 경쟁력' 살린 협업·내부고객 확보


지난해 10월 한화로보틱스는 한화갤러리아 백화점 서울 명품관에서 로봇팔이 꽃을 나눠주는 이색행사를 시현했다. /사진=한화로보틱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서 인적 분할돼 신규 상장된 이후부터 김 부사장은 공격적인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상장 6개월 만에 2대주주가 된 데 이어 최근에는 450억원 규모의 공개매수로 보유 지분을 2.32%에서 16.85%까지 끌어올렸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로보틱스에서 미래비전·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한화푸드테크를 신설, 로보틱스와의 협력을 통해 첨단 유통기업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한화로보틱스는 출범과 동시에 협동로봇 HCR-14를 공개한 데 이어 올해는 HCR-10L를 선보였다. HCR-10L의 경우 동급 하중(10㎏) 대비 가장 긴 구동 범위와 '모션 트래킹·레코딩'(사람의 움직임을 기록해 모방·학습하는 기술)을 탑재해 주목받았다. ▲인공지능(AI) 비전 스마트 솔루션 ▲순찰·보안·용접 등 산업용 자동화 솔루션 ▲푸드테크 솔루션 등 자체 개발 기술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본업인 유통에서 로보틱스 사업 확장에 힘써왔다. 더 플라자 호텔과 소믈리에 '비노봇' 개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시설 안전로봇 '아르보 S3' 등 계열사 내 내부고객과의 협업을 통한 공동개발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주방 자동화 서비스 전문기업 웨이브, 급식·외식 전문기업 CJ프레시웨이, 배달 플랫폼 우아한형제들 등 다양한 기업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외식업 자동화, 주방 로봇 시스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은 수익성…두산·HD현대와의 경쟁에서 차별화 가능할까


지난 9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IMTS 2024의 한화로보틱스 행사 부스장에서 신제품 HCR-10L이 모션 트래킹과 레코딩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한화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는 2031년 매출 21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 1년 동안의 세부 경영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화로보틱스의 현재 매출은 AGV·AMR 로봇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의 60%~70%는 북미와 유럽지역이 담당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분야를 넓히고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30곳 이상의 현지 거점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화로보틱스의 최우선 과제는 '빠른 상용화·상품화'다. 로보틱스 분야 국내 점유율 1위, 글로벌 4위에 이름을 올린 경쟁사 두산로보틱스는 총 13개의 협동로봇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 첫 인간형 로봇 '휴보'를 개발한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올 하반기에 고가반하중 협동로봇 등 협동로봇 라인업을 기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만큼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상품화하는 과정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협동로봇 시장이 아직까지 확실한 동력을 얻지 못한 상황인 만큼 국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수익성 확보도 한화로보틱스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로보틱스 분야에서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부품과 기술의 내재화다. 올해 두산로보틱스는 로봇 핵심 부품인 감속기의 국산화를 통해 원가를 30%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협동로봇의 경우 손에 해당하는 엔드 이펙터, 다지형 그리퍼 등의 내재화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로보틱스 관계자는 "아직 출범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기라 수익성 등 수치적인 지표에 대한 평가를 논하기는 어렵다"며 "모회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갤러리아가 로봇들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충분한 테스트베드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서연 기자 ksey@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