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전문가를 꿈꾼다' 한국에서 꿈 키우는 외국 청소년들
경북 외국인 고등학생 유치, 글로벌 교육을 향한 도전
폐교 위기 속 글로벌 전환,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한 교육 재도약
취업비자 및 지원정책 개선,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정책의 핵심 과제
▶ 글 싣는 순서 |
①신입생 0명 시대…인구위기 속 현실로 닥친 지역소멸 ②'K전문가를 꿈꾼다' 한국에서 꿈 키우는 외국 청소년들 ③글로벌 직업교육, '지속가능한 미래' 뒷받침하려면 |
경상북도, 학령인구 감소 '외국인 고등학생 유치'로 돌파
경상북도의 외국인 학생 유치는 학령인구 감소 위기 속에서 찾은 돌파구였다. 경상북도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초등학교 71교, 중학교 38교, 고등학교 13교 등 총 122교가 폐교됐다. 저출산 타격과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들로 학교는 없어지고 학령인구도 감소세에 들자 외국인 고등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수년동안 외국인 고등학생 유치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 과정을 거쳐 2024년 3월부터 현재까지 총 48명(남학생 29명, 여학생 19명) 의 외국인 유학생을 경북 8개 직업계 고등학교에 입학시켰다. 학생들은 대부분 태국,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출신이다
우선 유학 절차에 대한 충실한 준비를 진행했다. 외국인 학생 유치를 위해 경상북도 고등학교 입학 전형 기본계획 내에 외국인 전형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태국,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4개국의 교육부 및 교육청과의 업무 협약을 체결해 유학생 선발을 추진했다.
입국 비자 발급에 필요한 각종 서식을 개발하는 등 외국인 학생들이 원활하게 입국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했다. 재외공관 및 출입국사무소와 협력해 해당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과정도 철저히 이행했다. 외국인 대학생과 달리 미성년자라는 부담 때문에 선택이 아닌 필수로 시간이 걸리더라고 외국인 학생 유치에 대한 매뉴얼을 더욱 꼼꼼하게 만들자는 취지였다.
철저한 준비는 호응으로 이어졌다. 2024학년에는 48명 모집에 87명이 지원(1.8:1)했고 2025학년도 70명 모집 예정이며 경쟁룰은 5대1로 예상되고 있다. 선발된 학생은 국내 학생과 동일한 교육과정을 이수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전국 최초, 직업계고 해외 우수 유학생 유치 '한국철도고등학교'
한국철도고등학교(구 영주고등학교)에는 몽골 국적의 해외 우수 유학생 1학년 4명이 재학 중이다. 학생들은 철도운영정보과, 철도차량기계과, 철도전기신호과에서 전문철도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수업에 임하고 있다. 국내 학생들과 동일한 학급 시간표에 맞춰 공통 과목인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외에도 철도산업분야의 기본 소양을 갖출 수 있는 전공 과목도 함께 수업을 듣고 있다. 일주일에 10시간 내외로 한국어학급에서의 별도로 한국어(KSL) 수업도 병행한다.
입학 초기에는 언어 장벽 등으로 인해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국으로 온 지 약 반년이 지난 현재는 통번역을 거의 거치지 않고도 일상적인 의사소통에서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
한국철도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몽골 유학생 망다흐와 세르겔렌 학생은 각기 다른 목표와 열정을 갖고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
망다흐(1학년, 철도운영정보과)는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싶어 유학을 결심했다. 몽골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직접 수업을 듣고 생활하면서 전통과 현대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좋다"며 "특히 한국의 IT, 공학, 철도 관련 교육 환경에서 철도 기술을 배우고 싶다. 한국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자립심을 기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 댄스 동아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졸업 후 철도 대학에 입학을 희망하는 세르겔렌(1학년, 철도운영정보과)도 "철도 분야에서의 경력을 쌓는 데 한국에서의 학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선생님과 학생 간의 친밀한 관계가 즐겁다. 초기에는 한국어가 서툴러 친구들과 소통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10월에 있을 한국어능력시험도 준비할 만큼 한국어가 늘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았지만 정책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고등학생을 유치한 학교는 한국어 학급을 처음 운영하거나 외국인 학생을 처음 맞이하기 때문에 양질의 한국어 강사와 통번역 보조인력을 구하는 것이 큰 과제다. 인구가 적은 중소도시의 경우 인력 수급에 더 어려움이 있고 행정적으로 안정적인 인력풀 구축과 운영 등 관련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
'국제화'에 한걸음 더 경주여자정보고등학교
일반 학생과 마찬가지로 교과수업을 받고 있고 1학기 지필고사 2회 모두 응시했다. 한국어 수업은 주 14시간, 방과 후 한국어 수업 6시간을 추가로 학습하며 부족한 한국어 배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학생들 모두는 부모님과 함께 유학을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 수업이 끝나면 방과 후 수업에 참여하거나 기숙사에서 한국 학생들과 같이 생활한다. 한국에서의 보호자는 학교의 교장이다. 한국의 학생들의 경우 금요일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 다시 일요일 저녁 학교로 돌아오지만, 외국인 학생들은 기숙사 사감 선생님과 함께 생활을 한다.
베트남 출신 딘 티 옌 니 학생(17살)은 한국에서 간호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딘 티 학생은 한국에 사촌 언니가 살고 있어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해 알게 돼 한국 유학을 결심했다.
딘티는 "한국 병원에서 언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베트남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며 "주말에 안동에 가서 한복을 입어보고 부산에서 바다를 본 것도 기억에 남는다. 다양한 문화 체험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함께 이 학교로 유학 온 응우옌 티 바오 린 학생도 "금융에 관심이 많아 금융비지니스과에 입학했다. 한국어로 숙제하는 게 아직 힘들지만 베트남 친구들이 한국으로 와서 질 좋은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며 "3년 후 한국기업에 취업해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적응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다. 한국에 온 지 이제 10여개월 뿐이 되지 않아 한국어 공부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되고 음식이 맞지 않아서 학교 급식에 베트남 음식이 (급식에)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동은 경주여자정보고등학교교감은 "저희 학교가 가진 교육 역량을 발휘하면 직업교육에 있어서 세계적인 표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베트남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를 넘어서 유럽, 북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한국식 직업교육에 대한 관심을 보내고 있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세계 학생들이 한국의 교육과 문화를 동경하고 우리의 교육을 받으러 올 수 있도록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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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 진유정 기자 jyj85@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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