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선임 사태' 결국 국회 가는 축구협회, 정몽규-홍명보-이임생 24일 증인 출석

▲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행정 문제가 도마에 오르면서 팬들의 분노가 커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 등을 현안 질의 증인으로 출석시켜 그동안 논란이 된 여러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 볼 예정이다. ⓒ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잡음이 국회에서 다뤄진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 현안 질의를 진행한다. 전재수 위원장을 비롯한 문체위 국회의원들은 장기간 논란이 일고 있는 축구협회 운영 실태와 정몽규 회장의 4선 연임 관련, 홍명보 축구대표팀 선임 등을 알아보고자 해당 관련자를 불러 심도 있게 다룰 계획이다.

이에 축구협회 소속 정몽규 협회장과 홍명보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협회에 몸담았던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과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도 증인으로 불러 여러 사항을 물어볼 전망이다.

축구협회를 휘감은 많은 논란 중에 가장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건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불공정 여부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후임을 찾는 과정에서 5개월여 허송세월했다. 7월에서야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는데 당시 울산 HD를 맡고 있었기에 '감독 빼오기' 비판을 들었다.

무엇보다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데 내정된 것처럼 불투명한 과정을 밟았다는 의혹이 짙다. 최종 면담을 진행한 이임생 이사가 외국인 지도자와 홍명보 감독 사이에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는 지적이 많다. 외국인 후보들은 한국 대표팀을 분석한 자료와 청사진을 PT로 발표한 걸 면밀하게 검토한 것과 달리 홍명보 감독에게는 밤 늦게 찾아가 지휘봉을 맡아달라 설득한 사실을 고백해 다른 잣대를 들이댔다는 여론이다.

더구나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직후부터 국내 감독 선임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왔고, 그때마다 홍명보 감독이 1순위로 거론됐다. 축구협회는 현직 K리그 감독도 차기 사령탑으로 삼는 데 배제하지 않는 뉘앙스를 보여 처음부터 내정된 선임이 아닌지 의문의 눈초리가 상당하다. 급기야 이달 치른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홈경기에서 정몽규 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전관판에 비춰지자 6만명에 가까운 축구팬이 일제히 야유를 쏟아낼 정도로 반감을 보였다.

또, 축구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승인 없이 개설한 600억원대 마이너스 통장 문제도 질의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문체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정몽규 협회장의 4선 연임 사안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문체위 의원들은 축구협회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비협조적인 대응에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위 소속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축구협회의 조직적 은폐가 시작됐다. 창립기념일을 핑계 삼아 휴가를 즐기며 현안 질의 자료 요청에 불응하고 있다.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도 "축구협회는 문체위원들이 요구한 공통 자료 129건 중 절반 이상의 답변을 거부했다. 이임생 이사가 홍명보 감독을 만난 날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 자료 요청마저 '경영상의 정보'를 이유로 거부했다"고 축구협회의 미온적인 대처를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는 행위로 정의했다.

모든 논란의 중심에 선 정몽규 협회장은 역대 축구협회장 최초로 국회 증인으로 출석한다. 지난해 승부조작 사범들을 기습 사면해 국민들의 공분을 산 걸 시작으로 올해 여러 문제에서 행정력 부재를 보여줘 궁지에 몰렸다. 최근에는 축구협회 노동조합도 4선 연임에 반대 성명을 낼 정도라 국회 출석을 통해 정면돌파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현안 질의는 다가올 국정 감사에서 강도높게 다뤄질 부처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자리다. 문체위 소속 의원실마다 축구협회의 반발성 대처를 간단히 묵과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지난 2018년 선동열 당시 야구대표팀 감독의 국감에서 비전문적인 질의로 역풍을 맞았던 바 의혹 해소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