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위험해서 안 쓰는 연료첨가제 'MTBE'… 한국은 의무?
-한국은 석유 정제 기술과 환경기준 세계 최고 수준... 장기적으론 바이오연료로 전환 가능성 높아
23일 머니S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판매 중인 휘발유 연료첨가제는 등록 기준 300여가지며 그 중 옥탄가(휘발유의 성능 기준 중 하나로 수치가 높을수록 엔진 노킹이 줄어든다)를 높여주는 연료첨가제는 대체로 MTBE(Methyl Tertiary Butyl Ether)라는 '함산소화합물'을 포함한다. MTBE는 미국과 일본에서는 유해성 논란을 겪은 뒤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물질이다.
한국은 1986년부터 휘발유 품질기준으로 납 성분을 포함하지 않은 '무연휘발유'(無鉛揮發油)를 도입했는데 1993년쯤부터 납 성분을 대체할 첨가제로 'MTBE'를 의무화 사용한 게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20여년 전 유사 석유 관련 판례에서도 '자동차용 휘발유는 MTBE가 혼합된 무연휘발유를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과거 MTBE 덕분에 납에서 해방됐지만 현재는 그 자체로 유해성 논란의 주범이 된 상황.
내연기관(엔진)은 폭발력을 이용해 구동력으로 바꾸는 핵심 장치다. 정상적인 폭발을 일으키려면 '연료'와 '산소'가 필요하다. 산소가 부족하면 연료를 많이 소모하게 되는 데다 비정상적인 연소로 엔진의 떨림(부조)이 발생한다. 휘발유 자체엔 산소가 포함되지 않아 옥탄가 향상제를 추가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함산소화합물은 MTBE가 대표적으로 쓰인다. 미국은 이를 바이오에탄올을 직접 혼합하는 것으로, 일본은 ETBE로 대체했다. 미국에선 지하수 오염과 유해물질 배출 문제가 있었고 현재 에탄올 10%를 휘발유에 희석한 E10 연료 사용을 의무화하며 미국 내 MTBE 사용을 금지했다. 일본에서 사용하는 ETBE도 미국 내에서 생산한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 판매 제품은 당연히 기준에 맞춰 만들게 되는데 애프터마켓용 연료첨가제는 1% 미만의 MTBE 등 옥탄가 향상제를 포함한다"며 "이보다 큰 문제는 국내 정유사들이 판매하는 휘발유인데 이는 보통 10~11% MTBE를 혼합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대표 첨가제 제조사 불스원의 관계자는 "정부의 기준에 맞춘 안전한 제품을 제조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를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00년대 초반 MTBE와 이를 대체할 물질에 대한 여러 연구를 진행했다. MTBE의 효용을 인정하면서도 대체 필요성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06년 바이오에탄올 도입과 관련한 시범보급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책 변화는 없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은 연료로써 에탄올을 수입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국내 정책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정책 변화를 예상한다.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만한 물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과거와 다르기 때문.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한국은 석유 정제 기술과 환경기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특정 성분만 문제를 삼기가 어렵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론 바이오연료로 전환 가능성 높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가 스테판 뮐러(Steffen Mueller) 시카고 일리노이대학 교수는 "얼마 전 발표한 논문에 질문에 유사한 답이 있다"며 "옥탄가를 높이기 위해서는 방향족(아로마틱)이나 MTBE보다 에탄올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의 경우 MTBE 생산 회사가 강력한 영향력을 보이는 것처럼 업계와 정부의 관계나 시장점유율 등의 문제가 혼재하는데 온실가스 감소 측면에서 보면 MTBE를 사용하는 게 더 불이익"이라고 덧붙였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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