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남았는데 벌써 최다패 타이..역사적인 ‘최악 시즌’ 보내고 있는 화이트삭스[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화이트삭스가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9월 23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원정경기에서 2-4 역전패를 당했다. 샌디에이고 원정 3연전을 모두 패한 화이트삭스는 지난 18일 LA 에인절스 원정경기부터 5연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는 역사적인 패배였다. 경기 내용이 아니라 숫자가 역사적이었다. 이날 패배는 화이트삭스의 올시즌 120번째 패배였다.
120패는 메이저리그 현대시대(1901-) 단일시즌 최다패 타이 기록이었다. 화이트삭스 이전에 한 시즌 120번이나 패배의 쓴 맛을 본 팀은 지난 1962년 뉴욕 메츠 단 한 팀 뿐이었다. 21세기 최저 시즌 승률을 기록했던 2003년의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도 시즌을 119패로 마쳤다.
문제는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화이트삭스는 여전히 시즌 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에인절스와 홈 3연전, 디트로이트와 원정 3연전이 남았다. 남은 6경기 결과에 따라 역대 최악의 불명예를 쓸 수도 있다.
한 경기만 더 패하면 화이트삭스는 빅리그 현대시대 단일시즌 최다패 팀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현재 화이트삭스의 승률은 0.231(36승 120패). 남은 6경기에서 3승 이상을 거둬야 현대시대 최저 승률 불명예를 면할 수 있다. 현대시대 최저 승률팀은 1916년의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현 OAK)로 154경기에서 36승 117패를 기록해 승률이 0.235였다.
에인절스를 상대로는 올시즌 1승 2패, 디트로이트를 상대로는 올시즌 1승 9패로 열세인 화이트삭스다. 당연히 남은 경기가 희망적일리는 없다. 심지어 디트로이트는 막판 포스트시즌 희망을 품고있는 팀. 화이트삭스와 마지막 3연전을 쓸어담으려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
화이트삭스의 부진은 예견된 것이었다. 올시즌에 앞서 에릭 페디, 크리스 플렉센 등 KBO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투수들을 새로 영입했지만 화이트삭스는 에이스 딜런 시즈를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해 전력이 약화됐다. 지난시즌에도 승률 0.377에 그쳤던 화이트삭스의 성적이 올해 더 떨어질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시즌 시작부터 처참했다. 시즌 개막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한 화이트삭스는 4월 한 달 동안 6승 21패를 기록했다. 4월 말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3연전 스윕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그 외 8번의 시리즈 중 우천취소로 1승 1패를 기록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제외 7시리즈를 내줬다. 스윕패만 4번이었다(5월 1일 경기 포함 5번).
5,6월에는 아주 조금 나아져 각각 9승 19패씩을 기록한 화이트삭스는 6월을 마치는 시점에 이미 24승 62패로 승률이 0.279에 그치고 있었다. 그 5-6월은 올시즌 화이트삭스의 전성기였다. 7월 단 3승을 거두며 월간 승률 0.120을 기록한 화이트삭스는 8월에도 월간 승률 0.154에 그쳤고 9월에도 19경기에서 14패를 당했다. 7월 11일부터 8월 6일까지 무려 21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페디와 토미 팸, 엘로이 히메네즈, 태너 뱅크스, 폴 데용, 마이클 코펙 등 그나마 가치가 있는 선수들을 대거 트레이드하며 시즌 포기 수순에 들어갔지만 그렇다고해서 팀 분위기도 그대로 내버려 둔 것은 아니었다. 화이트삭스는 8월 초 21연패의 책임을 물어 지난해부터 팀을 이끈 페드로 그리폴 감독을 경질했다. 그리고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그래디 사이즈모어를 감독 대행으로 앉혔다.
하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화이트삭스는 올해 그리폴 감독 지휘하에 28승 89패(승률 0.239)를 기록했고 사이즈모어 대행이 팀을 이끈 뒤로는 8승 31패(승률 0.205)로 오히려 성적이 더 떨어졌다. 선수단이 더 약해졌는데 팀 성적이 더 오를 수는 없었다.
내용도 최악이었다. 팀 블론세이브가 무려 36개로 메이저리그 최다였고 역전패가 무려 56패였다. 팀 타율, 팀 출루율, 팀 장타율, 팀 OPS, 팀 홈런, 팀 안타, 팀 득점 등 주요 타격지표는 전체 최하위였고 팀 평균자책점, 피안타율, WHIP 등 투수지표들도 최하위권이었다.
마운드 쪽에서는 그나마 페디나 개럿 크로셰 등이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타선에서는 리그 평균 수준의 활약을 한 선수 조차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시즌 내내 부상자가 많았고 기대한 선수들이 제대로 힘을 보태지 못했다.
각오는 했지만 너무도 처참한 시즌이었다. 이제 화이트삭스는 남은 6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에 '역대 최악'으로 남지 않기 위한 마지막 사투를 벌여야 한다. 과연 화이트삭스가 남은 시즌을 어떻게 치를지, 다가올 오프시즌을 어떻게 보낼지 주목된다.(자료사진=시카고 화이트삭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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