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낳다 식물인간 된 아내, 치매까지…남편은 "시설 못보내"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쌍둥이를 낳다 식물인간이 된 아내가 뇌병변에 치매 판정까지 받았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23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치매 아내를 돌보는 남성 A씨가 출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A씨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데 아기를 간절히 원해 3년간 노력 끝에 시험관 시술로 아기를 낳게 됐다"며 "쌍둥이가 왔는데 너무 좋았다. 근데 아내가 아기를 낳다가 식물인간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아내를 정말 사랑하는데 간병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으니 주변에서 아내를 시설로 보내라고 한다"고 털어놨다.

아내가 평소 지병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었다. 출산 전에는 문제가 전혀 없었다. 아내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천사 데려올게 조금만 기다려'라며 웃으며 들어갔다. 그런데 들어간 지 30분도 안 돼 사고가 생겼다"고 떠올렸다.

A씨는 아내가 사고 3주 만에 깨어나긴 했지만 뇌 손상이 심해 중증 치매와 뇌병변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현재는 혼자 걷지도 못하며 아기를 낳은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그는 전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병원비에 대해서는 "지금은 (퇴원해서) 집으로 왔다. 병원비가 한달 800만원으로 감당이 안됐다. 보험이 있었는데 출산 중 사고는 보험 적용이 안된다고 했다. 병원 측에서도 억울하면 소송하라고 했다. 그런데 제가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다 보니까 시도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A씨의 사연에 MC 서장훈은 "시설에 안 보내려면 양가 가족이 합심해서 육아와 간병을 도와줘야 한다. 그게 안되면 이 가정에 해법이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족 입장에서는 사연자가 덜 고생하길 바라는 마음에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남편 입장에선 쉽지 않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내 아이를 낳아주다 그렇게 됐는데 어떻게 그러냐.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 것"이라고 공감했다.

이수근은 "간병을 하다보면 그 사람도 힘들어진다"며 "아내가 말은 못하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 좀 지켜달라'라고 얘기하고 있을 거다. 네가 강해져야 한다. 아직 젊다. 오늘 방송 나온 만큼 많은 사람이 응원해줄 것"이라고 응원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