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전쟁 한남4구역, 초고층 압구정… ‘미니신도시’가 온다
용산 노른자 땅 ‘한남 뉴타운’ 조성
4·5구역 시공사 선정 모처럼 활기
속도 붙은 압구정 재건축에도 이목
압구정 3구역 내년 수주전 열릴 듯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1만 2032가구)이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가운데 이 단지의 입주권 가격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올해 초 18억~19억원에 머물던 해당 단지 전용면적 84㎡의 입주권이 지난 7월 24억 5117만원에 거래되며 반년 만에 5억~6억원 급등했다. 같은 구내 기존 최고가였던 고덕그라시움 전용 84㎡ 매매가(20억 4000만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이을 차기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단지의 규모가 커질수록 아파트값 상승폭도 가팔라지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R114가 분석한 지난 7월 기준 전국 1500가구 이상 대단지의 3.3㎡당 평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44% 상승해, 다른 규모 단지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500∼699가구 단지는 0.34%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고 700~999가구 단지는 0.10% 하락했다. 300~499가구 단지는 보합권(0%)에 머물렀다.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대단지 아파트는 단연 ‘한남 뉴타운’이다. 한강 및 남산과 인접한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남동, 이태원동, 동빙고동 일대 ‘노른자 땅’에 미니 신도시급 단지가 조성된다. 재정비촉진구역에서 해제된 1구역을 제외하더라도 2~5구역 물량이 무려 1만 2112가구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곳은 3구역이다. 한남동 686 일대에 6006가구가 들어서는 3구역은 공사비만 해도 2조원 수준이다. 현대건설이 GS건설, DL이앤씨와의 3파전 끝에 수주에 성공했다. 단지명은 ‘디에이치 한남’이다.
3구역은 사업 속도도 빠르다. 재개발 진행 과정(정비구역 지정→조합설립인가→건축심의→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 →이주·착공) 중 가장 마지막인 이주 단계에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이주는 현재 95% 이상 완료된 상태다. 내후년 착공, 2029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3년 전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한남 2구역은 그다음으로 속도가 빠른 곳이다. 보광동 272-3 일대에 1537가구가 들어서 가구수도 가장 적다. 시공은 ‘118 프로젝트’를 내세운 대우건설이 맡게 됐다. 118 프로젝트는 최고 118m, 21층까지 단지의 높이를 올리겠다는 계획으로, 인근 남산 경관을 해칠 수 있어 마련된 층수 제한(최대 14층)을 일부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서울과 용산구로부터 뚜렷한 답을 얻진 못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4, 5구역은 조합설립인가만 받은 상태로, 시공사 선정을 진행 중이다. 5구역은 4개 구역 중 평지가 많고 한강 조망이 우수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동빙고동 60 일대에 2560가구의 단지가 올라갈 예정이다. 지난 7월 DL이앤씨 단독 입찰로 시공사 선정이 유찰돼 DL이앤씨의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반면 4구역은 입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공 순위 1, 2위를 겨루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간 경쟁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지만 포스코이앤씨와 GS건설도 여전히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11월 예정이었던 수주전은 내년 초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압구정 재건축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을 재건축하는 압구정 1~6구역은 최근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2~5구역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 층수를 기존 13~15층에서 50층 내외로 높이고 가구수도 8443가구에서 1만 1800가구로 늘린다는 내용이다. 해당 지구는 현재 정비계획을 수립 중이다.
그중에서도 3구역(현대1~7·10·13·14차)은 5800가구로 탈바꿈돼 가장 규모가 크다. 정비계획 결정 고시 이후 내년부터 시공사 선정에 나설 전망이다. 해당 구역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2·4·5구역은 각각 2700가구, 1790가구, 1540가구 규모다. 3개 구역 중엔 2구역이 가장 속도가 빠르다. 올 하반기 통합심의 절차에 나선 뒤 내년 말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총 9058가구의 대규모 주거단지로 탈바꿈하는 노량진 뉴타운 지구도 시선을 끈다. 8개 재정비촉진구역 중 6개(2·4·5·6·7·8) 구역이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가 진행 중이다. 1·3구역도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이다. 가장 속도가 빠른 2구역과 6구역은 이르면 내년 초 착공과 일반분양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어로 꼽히는 성수동 재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숲트리마제 아파트 인근 성수 정비구역은 총 4개 전략지구로 구성된다. 모든 지구가 조합설립인가만 받은 상태다. 1·2·4지구는 70층 이상 초고층 설계를 내세우며 정비계획 확정고시를 기다리고 있다.
김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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