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비만약, 위고비' 10월 상륙…오·남용 없을까
지난해 4월 국내 허가 이후 1.5년만에 출시…가격은 미정
투여 중단 시 요요현상 가능성·'급빠족'의 오남용 우려 남아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오는 10월 한국에 상륙한다. 다이어트 효과가 입증된 이 약물은 높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가격 부담과 함께 부작용이나 오남용 등 우려 등이 적지 않다.
24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기업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내달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 구체적인 출시 날짜와 판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시판에 들어가는 셈이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이하 GLP-1) 계열 약물이다. GLP-1은 췌장에 있는 베타세포를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소화 과정을 지연시킨다. 이러한 기전으로 식욕을 억제해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일주일에 한 번만 복용하면 돼 편의성이 높고, 특히 일론머스크와 킴 카다시안의 다이어트 비법이 위고비라는게 알려지면서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위고비 수요가 대폭 증가하면서, 국내에서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지난해 위고비 글로벌 매출액은 약 45억달러(한화 약 6조2000억원)에 달했다. 또한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현재까지 위고비를 '한정 공급(Limited availability)' 품목으로 지정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JAMA)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500만명 상당 미국인이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았고, 이 중 40%가 체중 관리를 위해 이를 복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 공급 확대를 위해 올해 2월 세계 3대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인 캐털란트(Catalent)를 115억달러(한화 약 15조9800억원)에 인수했으며, 6월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클레이튼에 41억달러(한화 약 5조원)를 투자하는 제조시설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위고비는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인 비만 환자와 BMI 27㎏/㎡ 이상~30㎏/㎡ 미만이면서 한 가지 이상의 동반 질환이 있는 과체중 환자에게 체중 감량 목적으로 처방될 수 있다. 다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비급여로 출시돼 병·의원마다 가격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월 4회 투여 비용이 약 1350달러(한화 약 180만원)로 형성됐으며, 노보노디스크 본사가 있는 덴마크에서는 365달러(약 49만원), 독일에선 338달러(약 45만원)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노보노디스크의 기존 비만 치료제인 '삭센다'가 한 달에 적게 30만원, 많게 50만원으로 처방되고 있다"며 "위고비의 가격이 높게 책정되면 삭센다 대신 위고비를 사용할 유인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일본에서 위고비의 1년 투여 가격이 2500만원 상당으로 책정돼 국내에서도 비슷한 가격으로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는 상태다.
문제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꾸준한 투여가 필요하다. 감량 후 투여 중단 시 다시 몸무게가 증가하는 요요현상을 겪게 된다. JAMA에 따르면 위고비 처방 치료를 49주 동안 지속한 환자들은 체중 감소 효과를 봤으나, 치료를 중단하고 위약으로 전환하자 빠졌던 체중이 6.9% 되돌아왔다. 또한 위고비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주로 위장관 관련 문제로 구역질·구토·설사·변비·복통 등이 있다. 드물게는 췌장염, 저혈당증, 갑상선 종양,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함께 오남용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 독극물 통제센터(Poison Control Center·이하 PCC)가 집계한 세마글루타이드 약물 오남용 관련 신고는 2941건으로 2019년 대비 15배 이상 증가했다. PCC 관계자는 "위고비를 처방받은 고도 비만 환자들이 빠른 체중 감소를 위해 정해진 용량보다 더 많이 투여한 오남용 사례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뿐만 아니라 고도비만이 아닌 일반 환자들에게도 광범위하게 오프라벨(off-label)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오남용 사건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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