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오늘 與지도부와 만찬… 한동훈과 독대는 성사 힘들 듯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을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지도부 간 만찬은 지난 7월 24일 만찬에 이어 두 번째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요청한 윤 대통령과의 독대(獨對)는 이번엔 성사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며 “만찬은 신임 여당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로 보면 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여권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과 신임 여당 지도부의 상견례 자리인 만큼 윤·한 두 사람의 독대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번 만찬에선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 성과, 의정 갈등 등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지만 깊이 있는 현안 논의는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 측은 대통령과 독대 자리가 마련되어야 의정 갈등 등 정국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진솔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독대 문제와 관련해 “지금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중요한 현안이 있고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내일)이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대통령과 단둘이)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한 두 사람의 독대 문제는 지난 21일 밤 ‘한 대표가 만찬 회동 전 독대를 요청했다’는 내용의 한 언론 보도 이후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보도가 나온 시점은 윤 대통령이 2박 4일의 체코 방문 일정을 마치고 22일 오전 6시 서울공항에 도착하기 8시간여 전이었다. 윤 대통령이 귀국 전용기를 타고 비행 중인 상황에서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해당 보도가 한 대표 측이 윤 대통령의 독대 수용을 압박하려고 일부러 언론에 흘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면서 의제와 형식 모두 부적절하기 때문에 독대는 어려울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 대표 측 인사는 “한 종편 기자가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에게 ‘독대 요청’ 여부를 물어왔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을 안 해줬고 이후 대통령실을 통해 확인해 보도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정하 비서실장도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한동훈 지도부는 독대 요청을 의도적으로 사전 노출한 바 없었음을 재차 확인드린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한 대표가 독대를 통해 의정 갈등 해법 등 현안에 대해 건의를 할 것이란 점 등이 대통령실에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독대가 성사되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정부의 유연한 입장 변화를 요청하고 현 정권에 대한 시중 여론 등도 가감 없이 전달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친윤계에선 이런 한 대표 측 구상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체코 원전 세일즈 외교’의 성과를 알려야 할 시점에 한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려는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한 친윤계 핵심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의료 개혁의 칼을 빼 들고 여기까지 왔는데, 후퇴하면 개혁은 영원히 못 한다. 조금씩 한 발 한 발 나가면 한 대표가 번번이 제동을 걸며 초를 치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가 요구하는 정부의 태도 변화는 의료 개혁의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한 대표 측 인사는 “의료계의 협의체 참여를 위해 당정이 한목소리를 내려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 성사를 둘러싼 양측의 불협화음 기저에는 윤·한 두 사람의 감정적 앙금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은 최근 사석에서 거친 표현을 써가며 한 대표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대표 측 인사는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허심탄회하게 정국 해법을 논의할 자리를 만들지 못하면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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