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레이저 빛처럼 직진하는 '소리'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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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0월 12일 예멘 인근 아덴만에 정박한 미국 구축함 'USS 콜(Cole)'호에 정체불명의 소형 보트가 접근했다.
미 해군은 경고 방송과 신호를 보냈지만 보트가 그 신호를 인지했는지 알 수 없었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미국기술공사(현 Genasys)에 의해 2002년 일종의 해상 확성기인 음향신호장치(AHD)가 개발됐다.
2009년 9월 24일, G20 세계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시위 현장에 최초로 음향 대포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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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0월 12일 예멘 인근 아덴만에 정박한 미국 구축함 ‘USS 콜(Cole)’호에 정체불명의 소형 보트가 접근했다. 미 해군은 경고 방송과 신호를 보냈지만 보트가 그 신호를 인지했는지 알 수 없었다. 어영부영하는 사이 다량의 폭발물을 적재한 보트가 구축함에 충돌했다. 배에는 직경 12m의 거대한 구멍이 뚫렸고 승무원 17명이 숨지고 3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알카에다의 해상 자살폭탄 공격이었다.
저 사건 이후 전 세계 해군 작전 지침이 보다 삼엄하게 변경됐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미국기술공사(현 Genasys)에 의해 2002년 일종의 해상 확성기인 음향신호장치(AHD)가 개발됐다. 장거리 음향장치(LRAD)란 용어로 더 널리 쓰이는 ‘음향 대포(sound cannon)’였다.
음향 대포는 레이저가 빛을 한 방향으로만 쏘아 보내듯 소리를 사방으로 확산시키지 않고 좁은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지향성 스피커다. 일반적인 음파 대신 초음파를 가청 주파수 음파로 변환해 직선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리. 성능에 따라 다르지만 데시벨이 상대적으로 높아 근거리에서 노출되면 청력 손상 등이 유발될 수 있다.
군사적 해상 경고용으로 개발된 음향 대포는 불법 어로 단속, 국경 초소와 주요 시설 경비-검문용, 자연재해 등 비상시 알림 용도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인권 이슈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시위 군중 통제 수단으로도 쓰고 있다. 대한민국 경찰청도 2010년 시위진압용 음향 대포를 도입하려다 거센 반발로 포기한 바 있다.
2009년 9월 24일, G20 세계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시위 현장에 최초로 음향 대포가 등장했다. 경찰은 회의장인 컨벤션센터로 행진하던 시위 군중을 방패와 곤봉으로 저지하다 음향 대포를 발사했고, 귀를 막고 흐트러지는 군중을 향해 최루탄과 기절 수류탄을 투척했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없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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