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 '대공습'…1300곳 타격·1500여명 사상(종합3보)
이스라엘 '끝까지 간다'…헤즈볼라도 질세라 반격
(서울=뉴스1) 박재하 권영미 기자 =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면서 최악의 인명피해를 낳았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레바논에서 하루 만에 150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고 헤즈볼라 역시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에 로켓 수십 발을 발사하면서 이스라엘군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거론되는 분위기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하루 동안 레바논 각지에서 헤즈볼라 목표물 1300여 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하가리 대변인은 공격 대상에 "헤즈볼라의 순항미사일, 중·단거리 로켓, 무인기(드론)가 보관된 시설"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알리 카라키를 사살하기 위해 이날 오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재차 표적 공습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20일 헤즈볼라의 정예 '라드완 부대'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 등을 사살하기 위해 베이루트를 남부 외곽을 공습한 지 나흘 만이다.
다만 카라키의 생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공격과 관련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군 총사령관은 "지난 20년간 헤즈볼라가 구축해 온 인프라를 선제 타격했다"라며 "현재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군사시설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레바논에서는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하루 동안 356명이 사망하고 1246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24명과 여성 42명도 포함됐다.
이같은 인명피해는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라고 NYT는 전했다.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공격받은 지역에서 수천 명이 피란을 떠났다"라며 지난 17일 헤즈볼라의 무전호출기(삐삐) 폭발 사건 이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레바논에서 약 5000명이 다쳤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레바논에서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강화로 인해 '복잡한 날들'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작전이 전개되는 동안 단결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그는 별도의 방송 연설에서 레바논 주민들을 향해 "이 전쟁은 헤즈볼라와의 싸움이다"라며 "대피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라"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오리 고딘 이스라엘군 북부 사령관은 앞서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레바논 국경의) 안보 상황을 바꾸기로 결심했다"며 "지휘관들과 병력은 어떤 임무가 주어지더라도 최고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해 지상군 투입을 시사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에 헤즈볼라도 반격했다.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북부의 군사기지 두 곳에 "수십 발의 로켓을 발사했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유대인 정착촌이 있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북부와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 일대에서 공습경보가 발령됐다고 전했다.
헤즈볼라의 뒷배인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미친 짓"이라고 부르며 "시오니스트들의 새로운 모험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 공격을 "전쟁 범죄"라 부르며 헤즈볼라와 레바논과 연대한다고 했다.
미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중동 지역에 병력을 추가로 파병한다고 발표했지만 정확한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양측 간 충돌은 지난 17~18일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통신 수단인 무전호출기(삐삐)와 무전기 수천 대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뒤 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도 12개월째 공격을 주고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헤즈볼라와의 싸움에 집중하며 병력을 이스라엘 북부로 돌리고 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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