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켜먹으면 1300원 더 비싸” 플랫폼 배달비 소비자가 떠안아
매장 식사보다 배달때 가격 더받아
소비자 “가격 다른줄도 몰랐다” 불만
플랫폼 유료회원 이중요금 문제도
● 햄버거세트 배달시키면 1300원 더 비싸
현재는 배달 및 매장 주문가가 같은 맘스터치도 본사가 직영점에 한해 이중 가격제를 시범 운영한 뒤 가맹점으로의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가맹점주협의회의 요구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서다.
앞선 3월 KFC가 이중 가격제를 2년여 만에 재도입한 데 이어 파파이스도 4월 제품 가격을 올릴 때 배달 메뉴는 매장에서보다 더 비싸게 책정했다. 버거킹도 배달 앱과 매장에서의 ‘와퍼세트’ 가격 차이가 1400원이다.
● 배달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
외식업체들은 이중 가격제를 도입한 배경으로 “배달 플랫폼에 지불하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배달의민족(배민1플러스 배달 기준), 쿠팡이츠, 요기요는 외식업주로부터 배달비 외에 음식값의 9.7∼9.8%(부가세 별도)를 중개 수수료로 받고 있다. 특히 배달 앱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은 11일 무료배달 구독 서비스인 ‘배민클럽’을 유료로 전환했다. 정상가는 3990원인데, 현재 프로모션 가격 1990원을 적용하고 있다. 매달 1건의 배달료만 미리 내면 나머지는 무료로 배달받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플랫폼 입점업체 입장에선 소비자와 분담해 온 배달비를 ‘독박’을 쓰게 된 셈이다.
그런데 이 가게가 무료배달을 하려면 4500원을 모두 가게가 내게 된다는 것이다. 매출의 10% 가까운 중개 수수료를 꼬박꼬박 내는 데다 광고비와 배달비까지 부담하기 때문에 배달 주문이 많아지면 식당 수입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배민 측은 “일정 기간 배달비 2000원을 배민으로부터 지원 받으면서 업주가 무료배달을 할 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이 경우 수수료는 6.8%로 기존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결국 배달 플랫폼들은 소비자들이 부담하던 배달비를 입점업체에 떠넘기고, 입점업체들은 이중 가격제를 통해 이를 다시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들이 자신들 간의 출혈 경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기고 있다”며 “배달 주문이 많은 상황에서 수익성이 나빠진다는 이유로 배달을 안 받을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이중 가격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 소비자에게 부담 전가 지적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비를 이중으로 내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멤버십 미가입자는 배달비를 따로 내면서 입점업체 배달료가 일부 반영된 가격을 지불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실제 배달을 시켰을 때와 매장에서 사먹을 때 가격이 얼마나 다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에 ‘소비자 기만’이라는 지적도 있다. 23일 버거킹과 맥도날드는 배달과 매장 주문 시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배달 앱에 공지했지만, KFC와 파파이스 등 상당수 매장은 이러한 사실에 대한 별도 공지가 없다.
또 유료 멤버십에 가입해야 무료 배달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배달 메뉴가 더 비싸면 사실상 비용을 두 번 부과받는 형태가 된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열 번 이상 배달 주문을 하는 소비자에 비해 역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업계 간 힘겨루기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만 부담이 전가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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