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고려아연 주식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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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간 동업을 이어온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고려아연 사업장이 있는 울산 지역에선 고려아연에 힘을 보태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하고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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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소재 울산서 힘 보태
지역 정치권부터 시민단체까지
‘1인 1주식 갖기 운동’ 동참
울산예술인총연합회와 문화원연합회는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자본을 등에 업고 국내 제조업과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세력에 우리 토종기업 고려아연이 약탈당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자랑스러운 120만 울산시민의 저력을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으로 보여주자”고 밝혔다.
이어 지역 53개 단체가 뭉친 울산범시민사회단체연합과 울산사회복지협의회·사회복지공동모금회, 재울산연합향우회 등의 단체도 잇달아 기자회견 단상에 올라 고려아연 주식 갖기에 동참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울산상공회의소에서는 울산시건설단체총연합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은 김 시장이 18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20만 시민 주식 사주기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김 시장은 “울산시민은 2003년 SK가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있을 당시 ‘시민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쳐 막아낸 바 있다”며 “이번에도 120만 울산시민의 힘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당시 일각에선 김 시장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날 기자회견을 연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 상황을 20여 년 전 ‘SK 사건’과 연결 지으며 이슈화하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울산 지역에선 고려아연을 지지하는 정치권과 상공계의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울산 울주)과 이순걸 울주군수 등 고려아연의 제철소가 있는 울주군 출신 선출직들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인수합병 시도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이번 분쟁은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소액주주, 관련 업체 관계자와 노동자들까지 울산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력이 매우 큰 사안”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과 진보당 울산시당도 19일 입장문 등을 내고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비판했다.
울산상공회의소 최고경영자 아카데미 총동문회 등 울산지역 6개 경영인단체 관계자 10여 명은 최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결탁한 영풍과 기업 사냥꾼 MBK파트너스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12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및 특수관계인 장형진 고문 일가와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영풍이 MBK파트너스에 고려아연 지분 절반 이상을 넘기기로 하는 내용이다. 이어 MBK는 13일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최대 2조 원의 주식을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영풍이 사모펀드를 끌어들여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故)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가 설립한 영풍그룹은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맡는 분리 경영을 해왔으나 최근 양 가문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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