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승 원태자 만든 큰형님 ‘세뇌공작’

김하진 기자 2024. 9. 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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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점수 줘도 6~7회까지 끌고가야 에이스”
멘토 강민호 조언 힘입어 흔들림 없는 호투
2위를 확정짓고 기뻐하는 삼성 원태인(왼쪽)과 강민호.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원태인(24)은 올시즌 데뷔 처음으로 타이틀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태인은 23일 현재 28경기에서 15승6패 평균자책 3.66을 기록하고 있다. 다승 부문에서는 리그 단독 1위다.

정규시즌이 잔여 경기가 많게는 7경기, 적게는 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원태인의 다승 1위는 거의 확실시 된다. 2위를 기록 중인 두산 곽빈이 남은 시즌 동안 1승을 올린다하더라도 원태인과 공동 1위다.

원태인은 그동안 명맥이 끊겼던 삼성의 국내 선수 15승 기록도 달성했다. 최근 기록은 2019년 윤성환(은퇴)가 기록한 17승(8패)였다.

원태인은 2021년 14승(7패)를 기록하며 1군 데뷔 후 3시즌 만에 두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2022시즌에도 10승(8패)를 올리며 2시즌 연속 10승을 거뒀지만 지난해에는 7승7패에 머무르며 두자릿수 승수 행진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랬던 원태인이 올시즌에는 지난해 승수의 두배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3개의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강행군을 소화한 뒤 나온 결과다.

2019년 데뷔 후 말 그대로 경험이 쌓인 덕분이다. 원태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마운드 위에서 경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도 뭔가를 느끼는 듯 하다”고 자평했다.

선발 투수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순간이 1회다. 1회를 잘 마무리 짓지 못하면 이후 이닝을 끌고가기 어려워진다.

원태인도 1회에 피안타율이 가장 높다. 1회 피안타율은 0.296으로 다른 이닝보다 더 어렵게 풀어간다.

스스로도 그 점을 인정한다. 그는 “내가 경기 초반에 점수를 많이 줬다. 그런데 내준 점수를 6회까지 끌고 가고 그대로 완투도 하다보니까 내가 그래도 스스로 무너지지는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원태인은 지난 8월2일 SSG전에서 데뷔 처음으로 완투승을 거뒀다. 이날도 1회 3점을 내준 뒤 9회까지 경기를 끌고 갔다. 2-3으로 줄곧 끌려가다가 9회말 타선에서 2점을 내 역전했고 원태인은 완투승을 거둘 수 있었다. 경기 초반 실점이 있었지만 끝까지 마운드를 지킨 결과였다.

원태인이 가장 믿고 하는 주전 포수 강민호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 원태인은 “강민호 형도 ‘1회 3점을 줘도 6~7회까지 끌고 가는 선수가 에이스지, 거기서 내려놓고 더 무너지면 선발 투수의 모습이 아니다. 선발 투수는 점수를 줘도 6회 이상 끌고 가주는게 선발 투수다’라고 하졌다”라며 자신이 들은 조언을 대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도 1회 3점을 주든 4점을 주든 내려놓지 않는 것 같다”며 “내가 이걸 끌고 가면 뒤집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경기가 될 것 같다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홈런 1위인 팀 타선을 믿는다. 삼성은 180홈런으로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다. 원태인은 “우리 팀이 홈런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언제 터질지 모르지 않나. 나도 좀 흔들리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 좋은 것 같다”고 돌이켜봤다.

이렇게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를 지킨 원태인 덕분에 삼성은 3년만에 다시 포스트시즌을 확정지었다. 가을야구에서도 굳건히 피칭을 이어가는 원태인의 활약에 팬들의 기대가 모아진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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