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 업’ 공시 기업, 상장사의 1.5%뿐
한국 증시 저평가라는 고질을 해소하기 위해 올 초부터 금융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밸류 업(기업 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밸류 업의 중요한 평가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후퇴했다. 20일 기준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PBR은 0.91배 수준이다. PBR이 1을 밑돈다는 것은 회사가 보유한 순자산보다 시가총액이 싸다는 뜻으로, 기업이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정부의 목표는 PBR 1배 미만 기업이 주가 제고책을 내놓도록 유도해 PBR을 올리는 것이었는데, 정부가 밸류 업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전인 올해 초(0.94배)보다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밸류 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밸류 업 공시’에 참여하는 기업의 숫자 또한 미미하다. 밸류 업 공시란 상장사가 기업 가치를 높여 주주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계획을 자발적으로 약속하는 제도다. 23일 현재 밸류 업 공시를 한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 31개, 코스닥 시장 9개 등 총 40곳에 그친다. KB금융이 지난 5월 말 첫 밸류 업 공시를 한 후 4개월간 공시 대상 상장사(2586개)의 1.5% 정도만 참여했다. 한국 밸류 업 프로그램의 ‘선배’ 격인 일본의 경우 첫 4개월 동안 10% 넘는 기업이 밸류 업 공시에 동참한 것과 비교하면 뒤떨어진다.
밸류 업 공시 기업들의 주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밸류 업 공시를 한 31곳 기업 중 10곳은 연초 대비 수익률이 코스피 지수 하락률(-2.54%)보다 낮았다. 코스닥 시장의 9곳 기업 중 2곳도 전체 코스닥 지수를 하회했다. 일반적으로 밸류 업 공시를 선도적으로 하는 기업 주가는 코스피나 코스닥 평균보다 나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다.
그간 유가증권 시장에서 밸류 업 공시를 한 31곳 기업 중 7곳은 밸류 업 공시를 한 뒤에도 주가가 코스피 지수보다 못한 성적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밸류 업 공시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아직 크지 않고, 밸류 업 프로그램이 자동적으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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