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10월 말 돼야 절정… 설악산 22일, 지리산 25일
올가을은 10월 말이 돼야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늦더위 여파로 단풍이 물들 시간적 여유가 사라지며 초록 상태로 잎이 떨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23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가을 단풍나무의 절정 시기(산림 50% 이상이 단풍)는 10월 29일로 조사됐다. 단풍은 찬 북풍이 본격 내려오기 시작하는 9월 말부터 물들기 시작한다. 올해 산림별 단풍 절정 시기는 설악산 10월 22일, 내장산 10월 27일, 지리산 10월 25일, 한라산 11월 6일 등으로 예상됐다. 산림청은 “지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늦더위 여파로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단풍이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단풍은 일 최저기온이 섭씨 5도 아래로 떨어지면 물들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전국 평균 최저기온(62개 지점 기준)은 22.3도를 기록 중이다. 9월 최저기온으로 가장 높았던 작년(19도)보다 3도가량 높다. 통상 단풍나무는 기온이 1도 오르면 4일씩, 은행나무는 5.7일씩 물드는 속도가 늦어진다. 보통 10월 말이면 산림의 80% 가량이 단풍으로 물들어 왔는데 올해는 같은 시기에 50% 정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산림의 80%가 단풍으로 물드는 최절정 시기는 11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을이 짧아지면 단풍이 울긋불긋 물들기도 전에 겨울바람을 만나 낙엽이 될 가능성도 있다. 늦가을까지 덥다가 겨울로 갑자기 넘어가면 단풍이 충분히 물들기 전에 단풍 시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국내 주요 산림의 단풍 시작 시기는 1990년에 비해 최대 13일 늦어졌다. 겨울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시점은 매년 비슷하기 때문에, 단풍이 제대로 물들 시간이 2주가량 부족했다는 뜻이다.
단풍은 가을에 일조량이 줄고 공기가 건조해지면 광합성 활동을 포기한다. 이때 엽록소가 파괴되며 붉은 색깔을 띤다. 엽록소의 이런 자기 분해는 일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질 때 활발해진다. 특히 단풍의 붉은색은 잎 속의 ‘안토시아닌’이란 물질 때문인데 엽록소가 제때 파괴되지 않으면 붉은색을 제대로 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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