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27년식 차량부터 중·러 소프트웨어 쓰면 판매 금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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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자율주행이나 차량통신 기능에 중국 또는 러시아산 소프트웨어 및 부품을 사용한 자동차는 단계적으로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현지시간으로 23일 차량연결시스템이나 자율주행시스템에 중국 또는 러시아와 연계가 있는 특정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에 대해선 앞으로 수입과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적국이 미국에서 운행 중인 차량의 시동을 끄거나 통제해 사고를 일으키고 도로를 막을 수 있다"며 규정안 도입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의 기술을 탑재한 커넥티드 차량의 판매가 늘어나면 향후 미국 안보에 큰 위험에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랐다는 겁니다.

이에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계가 있는 제조사가 차량연결시스템 또는 자율주행시스템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커넥티드 차량을 미국에서 판매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이는 차량을 미국에서 만들어도 적용됩니다.

다만 미국 상무부는 이 규정을 바로 적용하는 대신 소프트웨어는 2027년식 모델부터, 하드웨어는 2030년식 모델부터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또 일반 도로에서 사용하지 않는 농기계나 채굴용 차량 등에는 규정안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번 규정안은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했지만, 사실 이 두 국가의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로 커넥티드 차량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국가는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이런 규제를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험'이 되는 부품과 서비스로 한정하고 유예 기간을 달라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30일간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규정을 확정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