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발야구 DNA’ 조수행·정수빈 내야 휘저은 두산, 역대 최초 동반 50도루에 연패 탈출··· 4위 굳히기
양의지에 허경민, 강승호까지 두산 주축 타자 3명이 동시에 빠졌다.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나 두산은 원조 ‘발 야구’의 팀. 조수행과 정수빈이 상대 내야를 정신 없이 휘저으며 찬스를 만들었고, 그렇게 만든 찬스를 두산은 놓치지 않았다.
1경기 차 4·5위팀 간 맞대결이 펼쳐진 23일 잠실에서 4위 두산이 5위 SSG를 꺾고 크게 한숨을 돌렸다. 두산은 이날 SSG에 8-4 승리를 거두고 2경기로 승차를 벌렸다. 두산이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면 다른 팀의 결과에 관계없이 4위를 확보한다.
두산은 이날 3-4로 끌려가던 5회말 대거 3득점 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선두타자로 나온 조수행이 대량득점의 발판을 만들었다. 끈질기게 버텨오던 SSG 선발 송영진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출루에 성공했고, 폭투를 틈타 2·3루를 연달아 훔쳤다. 폭투로 기록은 됐지만 바운드가 크지 않아 조수행의 빠른발이 아니었으면 진루가 쉽지 않았다. 후속 정수빈이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5구째 2루 도루에 성공했다. 3루에 발빠른 조수행이 있었고, 김재호의 의식적인 큰 헛스윙도 있었기에 SSG 포수 이지영이 2루로 공을 던지지도 못했다. 정수빈의 도루 이후 김재호까지 볼넷을 골라내며 무사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제러드가 2타점 적시타로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고, 김재환이 다시 안타를 때려내며 점수차를 벌렸다.
두산은 6회 제러드가 다시 적시타를 때렸고, 7회 양석환의 쐐기 1점홈런까지 터져나오면서 승리를 굳혔다. 제러드와 김재환이 각각 3타점, 양석환이 1타점씩 기록하며 양의지, 허경민, 강승호의 빈 자리를 메웠다.
선발 최원준이 3.1이닝 4실점으로 교체됐지만, 이후 남은 이닝을 이영하-김강률-이병헌-홍건희-김택연으로 틀어막았다. 지난 16일 키움전 이후 7일 만에 등판한 김택연을 9회 세 타자를 출루 없이 깔끔하게 잡아냈다.
중견수 1번 타자로 출장한 정수빈은 이날 2회와 5회 시즌 50호, 51호 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63도루로 단독 선두인 조수행에 이어 롯데 황성빈과 함께 공동 2위로 뛰어 올랐다. 동일팀에서 동반 50도루 이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1997년 OB(현 두산) 정수근(50도루)·김민호(46도루), 2015년 NC 박민우(46도루)·김종호(41도루)·테임즈(40도루) 등 동반 40도루 기록만 2차례 있었다.
연패 탈출에 성공한 이승엽 두산 감독은 “7타점을 합작한 제러드, 김재환, 양석환 클린업 트리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이어 “누상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인 정수빈과 조수행도 칭찬한다”며 “역대 최초 동반 50도루 기록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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