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계정 내놔”…학교 앞에서 버젓이 갈취
[KBS 전주] [앵커]
요즘 학생들에게 카카오톡 계정을 갈취하는 학교 폭력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뺏은 계정은 온라인에서 돈을 받고 팔아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학생 A 군은 최근 선배 형들에게 둘러싸여 겁박을 당했습니다.
카카오톡 ID와 비밀번호를 내놓으라는 윽박이었습니다.
[중학생 A 군/음성변조 : "싫어요. 왜 가져가세요. 화낼 수도 없고…. 너무 자연스럽게 줘! 이렇게 하니까."]
카카오톡 계정을 갈취하는 학교 폭력은 이미 흔한 일입니다.
[중학생 B 군/음성변조 : "(친구들) 많이, 많이 뺏겼어요. (그거 왜 가져가는 거예요?) 계정을 팔거나 하면 돈이 많이 나온대요."]
실제 온라인에선 카카오톡 계정을 산다는 홍보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취재진이 문의하자, 계정을 통째로 넘기면 15만 원, 잠깐 빌려주면 13만 원을 주겠다고 답합니다.
미성년자 계정도 문제없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사들인 카톡 계정은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광고, 협박·사기 범죄 등에 이용됩니다.
대포폰처럼 수사기관 추적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서울 대치동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
집중력 강화에 좋다며 마약을 탄 음료를 학생들에게 마시게 한 뒤 부모에게 연락해 돈을 뜯어내려 했는데, 이때도 온라인에서 거래된 카톡 계정이 악용됐습니다.
[중학교 교사/음성변조 : "(카톡 갈취가) 폭력도 되지만 결국 개인정보 침해가 되고, 형사적인 (문제로)…. 진짜 안타까워요. 어른들 욕심이 학생들을 이용하는 거니까…."]
카카오톡은 국민 4천 5백만 명 가까이 쓰는 사실상 공공재이지만, 계정 보호를 위한 안전 장치는 허술합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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