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지 동반 입상, 유독 토·일에 많은 이유 [경륜]

광명스피돔에서 특선급 선수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경기에서 훈련지를 확인하는 것은 경주 흐름을 파악하는 데 거의 기본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다만 같은 훈련지라고 하더라도 협공은 득이 될 때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커다란 실책으로 이어질 때도 있어 쉽사리 꺼내 들기에는 어려운 작전이다. 최근 경주 흐름을 보면 훈련지가 같은 선수들이 종종 협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예선인 금요 경주보다 독립대전인 토요 경주나 마지막 날인 일요 경주에서 더 자주 벌어진다.

1일 일요일 경주에서는 같은 팀 선수들이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경주가 세 번이나 나왔다. 광명 6경주(우수급)에서 같은 창원 상남팀인 김주동(16기, A1)과 한재호(23기, A2)이 나란히 입상했다. 창원 특별경륜으로 치러진 3경주 우수급 결승전에도 신사팀 최석윤(24기, S3, 최근 특별승급)과 정현수(26기, A1)가 시상대 위에 나란히 섰다. 광명 15경주(특선급)에서는 승급한 김포팀 윤현준(18기, S1)과 김민호(25기, S2)가 동반 입상을 했다.

독립대전으로 펼쳐진 14일 토요일 경주에서는 광명 우수급과 특선급에서  각각 협공으로 동반 입상을 하는 경주가 나왔다. 광명 6경주에서 인천팀 홍석한(8기, A2)과 박민오(19기, A1)가 선행형 선수를 상대로 각각 젖히기와 추입을 성공해 첫 동반 입상을 했다. 특선급 15경주에는 세종팀과 김포팀이 출전했는데, 수적으로 열세인 세종팀의 김관희(23기, S2)와 조주현(23기, S2)이 1위와 2위를 했다.  다음날인 15일 일요일 광명 5경주 선발급 결승에서는 다수의 강급 자가 포진되어 있던 경주였음에도 서울 한남팀의 김학철(22기, B1)과 구광규(16기, B1)가 입상에 성공했다.

광명스피돔에서 특선급 선수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이렇듯 훈련지별 대결이 펼쳐진 경주를 살펴보면 실보다는 득이 되는 경주가 많았다. 그렇다면 어떤 경주 흐름에서 협공이 펼쳐질까. 선수들의 개인 성향도 중요하고 출전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있을 때 강축 선수가 같은 팀 동료를 챙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등장한다.

예상지 ‘승부사’의 이근우 수석은 “기량 차이가 다소 나는 훈련지 동료라도 서로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동반 상승효과(시너지)가 생길 수 있다고 기대되면 여지없이 협공으로 나설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선수 간의 전법적 궁합도 등을 잘 따져보는 것이 경주 추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