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2027년식부터 중국산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 수입·판매 금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AP 연합뉴스

미국 상무부는 소프트웨어는 2027년식부터, 하드웨어는 2030년식부터 중국산을 쓴 커넥티드카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한다고 23일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공개한 규칙 제정안에서 국가 안보와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산 커넥티드카 부품에 대한 수입 금지 방침을 밝히면서 30일간 이해당사자들 의견을 접수한 뒤 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커넥티드카는 통신 네트워크로 연결돼 자율주행이나 데이터 송수신 등의 기능으로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높이는 차량을 뜻한다.

상무부는 ‘우려 국가’인 중국·러시아가 생산한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는 2027년식부터, 하드웨어는 2030년식부터 수입·판매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만든 차량이라도 중국·러시아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들어가면 팔 수 없게 된다.

상무부는 이번 조처는 차량연결시스템(VCS)을 이루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자율주행시스템(ADS)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차량연결시스템은 텔레매틱스 제어 유닛, 블루투스, 휴대폰, 위성 등과의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다. 상무부는 “악의를 갖고 이런 시스템에 접근하면 적들이 우리의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거나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미국 도로에 있는 차들을 원격으로 조종할 수도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지닌 특정 기술은 미국의 주요 인프라와 커넥티드카 사용자들에게 과도한 위험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오늘날 차량들은 인터넷과 연결된 카메라, 마이크로폰, 지피에스(GPS) 장치 등을 갖추고 있다”며 “외부의 적이 이런 정보에 접근하면 국가 안보와 미국 시민들의 프라이버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전화 브리핑에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미국 운전자의 거주지, 아이들 학교, 주치의 등을 파악할 수도 있고, 자신들이 만든 부품이 들어간 차량을 모두 멈추거나 조종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는 중국산 커넥티드카가 많지는 않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규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는 중국이 교란과 방해를 목적으로 우리의 핵심 인프라에 악성코드를 사전에 배치해놨다는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처가 한국 업체들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앞서 한국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커넥티드카의 정의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규제 대상을 구체적으로 설정해달라는 의견서를 미국 상무부에 제출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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