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도도한 테이블세터가 납셨다···도영이와 도현이의 첫 경기, 6안타 4득점 대폭발[스경x승부처]

김은진 기자 2024. 9. 2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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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왼쪽)과 윤도현이 23일 광주 삼성전에서 3회말 공격을 마친 뒤 이야기를 나누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KIA 김도영과 윤도현은 2003년생 동기다. 각각 광주 동성고와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22년 입단했다. 김도영이 1차지명, 윤도현이 2차 2번 지명됐다. 내야 세대교체가 필요했던 KIA의 미래라고 불렸다.

타격과 수비 모두 잘 하는 똘똘한 내야수로 큰 기대를 받은 둘은 입단 이후 엇갈렸다. 김도영이 크고 작은 부상 속에서도 기회를 잡아가다 3년차인 올해 대박을 터뜨리며 슈퍼스타로 올라선 반면, 윤도현은 그야말로 첫해 시범경기에서부터 손등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해 5월 딱 한 경기, 대수비로 한 타석에 들어선 것이 1군 경력의 전부였다.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김도영과 윤도현은 처음으로 1군 무대에 함께 섰다. 2만500석이 가득차 매진된 홈 경기에서, 한국시리즈 상대가 될지도 모를 정규시즌 2위 삼성을 상대로 둘은 각각 1번 타자와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무려 6안타 2타점 4득점을 합작하며 KIA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KIA 김도영(왼쪽)이 23일 광주 삼서언에서 1회말 선두타자 홈런으로 시즌 38호째를 치고 득점하자 2번 타자 윤도현이 축하해주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영은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3득점에 도루까지 성공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삼성 좌완 선발 이승민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월 선제 솔로 홈런을 쳤다. 챔피언스필드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겨 비거리 125m 짜리 대형 홈런으로 시즌 38홈런째를 친 김도영은 2-0으로 앞선 5회말 세번째 타석에서는 도루를 성공했다. 삼성 두번째 투수 육선엽으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윤도현 타석에서 초구에 2루를 훔쳤다. 안정적인 도루로 시즌 40도루째를 달성했다.

이로써 김도영은 시즌 38홈런-40도루를 기록, 국내타자 최초의 40홈런-40도루 대기록에 홈런 2개만을 남겨뒀다. 더불어 1회 때린 38호 홈런으로 시즌 136득점째를 기록하면서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이 135득점을 기록해 갖고 있던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김도영의 득점을 2번 타자 윤도현이 추가해줬다.

윤도현은 올시즌 야심차게 준비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으나 캠프 막바지에 옆구리 부상을 당했고 재활을 마친 뒤 4월에는 2군 경기를 뛰다 손가락 중수골이 골절됐다. 어린 나이에 불운하다 할 정도로 부상이 잦았던 윤도현은 지난 21일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지난해 대수비로 나가 딱 한 타석 섰던 5월28일 LG전 그 이후 처음 등록됐다.

KIA 윤도현이 23일 광주 삼성전에서 수비한 뒤 웃으며 공을 던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이틀 연속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23일 삼성전에서야 윤도현은 1군의 챔피언스필드 그라운드를 밟았다. 데뷔 이후 첫 선발 출전 경기였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일부러 김도영 뒤에 윤도현을 배치했다. 도현이도 도영이에게서 자극을 받으면 좋겠다. 우리 팀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선수들”이라고 했다.

윤도현은 선수단 MVP로 뽑혔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때처럼 가벼운 몸놀림으로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폭발했다.

1회말 선두타자 김도영의 홈런 뒤 중전안타로 출루하며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친 윤도현은 3회말에는 2사후 김도영이 우전안타로 출루하자 유격수 내야 안타로 김도영을 진루시켰다. 세번째 타석에서는 데뷔 첫 타점을 올리면서 김도영의 득점을 끌어냈다. 김도영이 선두타자로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하자 윤도현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김도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4회말 소크라테스의 시즌 26호 홈런에 이어 이 적시타로 KIA가 3-0으로 앞섰다. 윤도현은 이어 박찬호의 우전안타와 소크라테스의 볼넷으로 3루까지 밟은 뒤 무사 만루에서 나온 이우성의 병살타 때 홈을 밟아 데뷔후 첫 득점도 올렸다.

‘득점왕’ 김도영은 4-1로 앞선 7회말에도 선두타자로 나가 좌전안타로 출루하면서 이날의 3안타째를 기록했고 3번 박찬호의 좌중간 2루타로 홈을 밟아 3득점째를 기록, 5-1을 만들면서 이날의 3득점째, 시즌 138득점째를 기록했다.

KIA 윤영철이 23일 광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힘껏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KIA는 이날 선발 윤영철의 3이닝 무실점 완벽투와 김기훈의 1.2이닝 무실점 호투에 이어 장현식-최지민-전상현-곽도규까지 필승계투조를 모두 투입하며 리드를 지켰다. 5-1로 앞선 9회초 2사 1루 임기영이 전병우에게 2점 홈런을 내주면서 5-3으로 쫓기자 마무리 정해영을 투입,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영과 윤도현이 테이블세터로 나서 활발한 공격을 보여줬다. 둘의 활약은 구단 뿐만 아니라 팬들도 바라던 모습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김도영의 KBO리그 한 시즌 최다득점 신기록 달성을 축하한다”며 “소크라테스가 계속 경기에 뛰길 희망했는데 최선을 다해주는 모습도 보기좋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오늘 경기의 또 다른 소득은 윤영철이 건강히 돌아왔다는 것이다. 마운드 운용에 옵션이 하나 늘어난거 같아 만족스럽다. 경기에 나선 불펜진들도 다들 잘 해줬다”며 “순위싸움은 마무리됐지만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 각자 목표를 갖고 잘 뛰어주고 있다. 남은 기간 승패를 떠나 의미있는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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