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美, 중국산 SW탑재차 전면 판매금지

장우진 2024. 9. 2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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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중국이나 러시아산 소프트웨어(SW)나 부품을 사용하는 '커넥티드카'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가 사실상 중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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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이용 우려 국가 안보 차원
2027년식 모델부터 단계적으로
하드웨어는 2030년식부터 적용
국내 업계 "공급망 재편 불가피"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미지. HMG저널 홈페이지

미국 정부가 중국이나 러시아산 소프트웨어(SW)나 부품을 사용하는 '커넥티드카'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정보 유출은 물론 해킹으로 테러에도 이용될 수 있는 만큼 국가안보 차원에서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는 2027년식 모델부터, 하드웨어는 2030년식 모델부터 적용된다.

커넥티드카란 자율주행이나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위해 외부와의 통신 기능이 들어간 자동차를 뜻한다. 요즘 나오는 거의 모든 자동차가 이에 해당한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장착된 전기차도 커넥티드카로 분류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규제 범위에 따라 적지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면서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가 사실상 중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 상무부는 23일(현지시간) 차량연결시스템(VCS)이나 자율주행시스템(ADS)에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계가 있는 특정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규정안을 발표했다. VCS는 차량이 블루투스, 셀룰러, 위성, 와이파이 등을 통해 외부와 정보를 주고받는 시스템이며, ADS는 운전자 없이도 차량이 스스로 작동하게 하는 시스템이라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이번 규정안은 중국과 러시아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의 기술을 탑재한 커넥티드 차량의 미국 판매가 늘어나 안보에 큰 위험이 되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이번 규정안은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계가 있는 제조사가 VCS나 ADS용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커넥티드 차량을 미국에서 판매하는 것도 금지했다. 이 금지 조항은 차량을 미국에서 만들어도 적용된다.

한국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공급망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규제를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험'이 되는 부품과 서비스로 한정하고, 유예 기간을 달라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제출했다. 다른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상무부는 자동차 업계의 요청을 수용해 소프트웨어는 2027년식 모델부터, 하드웨어는 2030년식 모델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상무부는 30일간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규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미 정부의 조치에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번인은 23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국가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차별적 조치를 취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세부적인 규정안을 뜯어본 후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모듈 단위일 경우 국내 생산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세부 부품까지 들어가면 원산지를 다 따져야 해 공급망을 재편해야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내연기관차는 3만여개, 전기차는 1만7000~1만8000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중국산 부품을 완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을 포함해 국내 자동차 업계의 대미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미 정부의 대중 견제가 국내 자동차산업의 북미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커넥티드 차량의 개념이 굉장히 추상적인 만큼 미 정부가 발표한 내용의 분석이 우선 필요하다"면서도 "규제가 세부적으로 들어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모든 부품에서 중국산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업계와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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