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관 검토 내용 보니…“입지 타당성 문제”
[KBS 제주] [앵커]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이 고시되며 갈등 해결을 위한 도민의 결정권이 중요해졌는데요,
이를 위해 KBS는 환경영향평가 과정, 이른바 '제주도의 시간'에서 무엇을 검증해야 하는지 쟁점을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지난해 환경부는 전문기관 검토 의견을 토대로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동의했는데요,
첫 순서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과 국립환경과학원이 어떤 검토 의견을 냈는지, 강인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환경부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동의했습니다.
조류 충돌과 소음 영향, 법정보호종, 숨골 보전 대책이 미흡하다며 반려한 지 1년 7개월여 만입니다.
당시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검토 의견을 제출한 환경 전문기관은 5곳.
제주도의 시간인 환경영향평가에서 쟁점을 해소해야 하는 만큼 당시 기관별 검토 의견을 확인해 봤습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의 의견입니다.
제2공항 사업으로 체류 인구 증가와 배후도시 개발이 예상되지만 이를 고려한 시설 규모와 용수 취수로 발생할 지하수위와 지반 안전성에 대한 검토가 있었는지 확인 할 수 없고, 지하수위 강하가 우려되지만 제2공항 건설 전후에 대한 지하수 점검 계획이 검토되지 않았다며 평가 방식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러면서 공사 완료 후 30년까지의 지하수 함양률을 분석해 성산이 입지적으로 맞는지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 역시 입지 적정성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국토부가 항공기 조류 충돌 예방을 위해 내놓은 조류의 서식지 보전 계획은 근본적으로 제2공항 입지의 문제가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것이라며 전략환경영향평가 취지에 맞지 않다고 명시했습니다.
특히, 법정보호종 조류들의 경우 서식지 복원과 적응은 10년 이상 소요돼 국토부의 대체 가능 지역으로의 조류 이동 예측은 실효성이 낮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주요 환경 연구기관 2곳이 입지 타당성에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환경부는 이 같은 전문기관의 검토 의견에도 이후 환경영향평가 심의 과정에서 대안을 제시하라며 공을 제주도로 넘겼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서경환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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