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북로 통제하는 차없는 거리?…“생색내기용” 반발도

나종훈 2024. 9. 2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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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제주도가 사람 중심의 걷기 좋은 도시 환경을 만들겠다며 28일 제주시 연북로에서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환경단체가 생색내기용이라며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보도에 나종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왕복 6차선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무리.

시민들은 킥보드를 타거나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즐기기도 합니다.

콜롬비아 보고타시에서 열리는 자전거 길이라는 뜻의 '시클로비아' 행사 모습입니다.

1970년대 짧은 도로를 막기 시작해 지금은 128km, 14개 구간을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 시민에게 내어주고 있습니다.

[제이미 오르티즈/시클로비아 창시자 : "자동차에서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공간으로 계획된 도로는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보고타는 세계에 새로운 도시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제주도도 이처럼 사람 중심 보행환경을 만들겠다며 28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차 없는 거리를 예고했습니다.

제주시 연북로 한라도서관 인근 사거리부터 제주시 구산마을 입구 영화관 사거리까지 왕복 4km 구간으로 인근에는 행사 참가자를 위한 임시 주차장 500여 면이 조성됩니다.

제주도는 행사 구간 왕복 6차로 가운데 응급 상황에 대비한 1개 차로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 차로를 전면 통제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생색내기용 행사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위해 자가용을 끌고 가야 하는 현실부터 말이 안 된다는 겁니다.

[김순애/탈핵·기후위기행동 집행위원장 : "주민들이 충분하게 이 행사의 취지를 이해하면서 차가 아니라 대중교통, 걷기, 자전거가 활성화 돼야 하는데 그런 게 다 빠져있는 게 너무 안타깝고."]

이에 제주도는 접근성 우려는 알고 있다면서도 첫 행사인 만큼 과도한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강동원/제주도 안전건강실장 : "시민들이 접근하기 좋은 곳이 좋았는데, 그쪽에는 많은 주거시설이나 상업시설이 있어서 교통정체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위험성이 내포돼 있어서."]

제주도는 이번 행사 취지에 도민들이 공감해줬으면 좋겠다며 행사 이후 평가회를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정례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나종훈 기자 (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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