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도우미 2명 연락두절…임금 개선 없인 ‘이탈 도미노’
서울시 ‘주급제 변경’ 추진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 중 2명이 숙소에서 이탈한 뒤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주장대로 외국인 가사관리사에게 최저임금 미만을 지급할 경우 이탈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이들에 대한 급여지급 방식을 ‘월급제’에서 ‘주급제’로 개선하는 등 근무환경 개선을 고용노동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3일 “필리핀 가사관리사 관리를 맡고 있는 서비스 제공업체가 가사관리사 2명이 지난 15일 오후 8시 전후 (숙소에서) 이탈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9일 서울시와 고용노동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2명 중 1명은 휴대폰을 숙소에 두고 나갔고, 나머지 1명은 휴대폰을 가지고 갔지만 전원이 꺼져 있는 상태다.
고용허가제(E-9 비자)를 통해 지난달 6일 한국에 들어온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은 한 달간 교육을 마친 뒤 지난 3일부터 배정받은 가정에서 일을 시작했다.
E-9 이주노동자가 5영업일 이상 결근하거나 소재를 알 수 없는 경우 사용자는 관할 노동청에 이탈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이탈한 노동자는 1개월 이내 강제출국에 불응하면 미등록 상태(불법체류)가 된다.
노동부는 필리핀 가사노동자 2명이 임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사업장으로 옮기기 위해 미등록 상태를 감수하고 이탈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연장근로로 인해 급여가 높은 제조업 사업장 이주노동자에 비해 자신들의 임금이 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6개월간 시범사업을 마친 뒤 한국에서 계속 일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점도 이탈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시범사업 이후 필리핀 가사관리사 체류기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는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급여지급 방식을 월급제에서 주급제로 변경하는 방안 등을 노동부와 협의해 추진하기로 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매월 20일인 급여일에 임금을 다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서비스 제공업체 유동성 문제 때문에 지난달 20일이 지나서야 약 96만원의 교육수당을 받았다. 지난 20일에는 2주치(8월20일~9월2일) 교육수당 약 106만원만 받고, 이달 3~19일 근무에 대한 임금은 받지 못했다. 업체가 이달 근무 임금은 다음달 20일에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월급제를 주급제로 바꾼다 해도 추가 이탈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을 지급해도 이탈자가 발생하는데, 최저임금도 지급하지 않는 상황이 된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며 “외국인 가사관리사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지환·윤승민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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