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늘어 ‘에브리싱 랠리’…들썩이는 자산시장

김경민 기자 2024. 9. 23. 20: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 연준 ‘빅컷’ 효과
금 현물·선물 가격 역대 최고 경신…비트코인·증시도 상승세
일각선 물가 상승 자극, 다시 인플레이션 고개 들 우려도 제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자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빅컷’을 단행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고, 연준이 경기침체에는 선을 그으면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결과다. 다만 경기침체 가능성이 완전히 가시진 않았고 ‘빅컷’이 물가를 자극할 수도 있어 변동 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일 연준이 4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자산시장은 모처럼 랠리를 이어나갔다. 23일 안전자산인 금의 현물과 선물 가격은 장중 각각 온스당 2630달러와 265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고, 원유와 구리 등 원자재도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위험자산인 비트코인과 증시도 상승세다.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초 개당 7300만원선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장중 8600만원을 넘겼다. 빅컷 이후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역대 최고가 경신, 유럽과 아시아 증시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시장에선 ‘빅컷’이 단행되면 경기침체 시그널로 여겨져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가 이어진 모습이다.

이는 연준이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하며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게 된 데다, 경기가 여전히 견조한 상황에서 빅컷을 단행해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준이 빅컷으로 사후적 대응이 아닌 연착륙을 위한 강력한 의지에 있음을 표명함으로써 위험 감수심리가 전개됐다”고 밝혔다.

빅컷 이후 발표된 고용지표인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9000건으로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도 경기침체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했다.

그동안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해왔던 장기채 금리는 침체 우려가 과도했다는 반응에 반등(가격 하락)하며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됐다. 경기침체로 수요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에 하락세를 보였던 원자재와 유가가 반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준의 빅컷으로 각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 운신의 폭이 넓어짐으로써 유동성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속도조절을 시사한 것 역시 그동안 시장을 뒤흔들었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누그러뜨리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커진 셈이다.

한편으로는 금리 인하로 물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이에 대한 헤지(위험분산) 수단으로 금이 주목을 받으면서 금값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며, 서비스 물가 등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박석현 우리은행 연구위원은 “1970년 이후 50년간 실업률 상승국면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를 면한 경우는 전무하다”며 “연착륙 유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반복된 경기침체의 경험적 측면을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기채가 인플레이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최근 미 장기채 금리 상승에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