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이견만 노출’, 수평적 당정 아냐…물밑 소통 안해 안타까워”[與 최고위원 릴레이 인터뷰]

김명환 기자(teroo@mk.co.kr),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2024. 9. 2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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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특보·정무수석 출신 김 최고위원
현재 갈등은 의료개혁·의료대란 관점 차이
이견 있을 수 있지만 설득후 정책 반영돼야
당서 의견 흘려 용산 압박하는 모습 ‘부적절’
與 국민선택 또 받으려면 尹정부 성공 절실
국민의힘은 당대표·원내대표의 ‘투톱 체제’
“韓 국민적 인기와 당 변화 노력, 높이 평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3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국민의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에는 ‘단골 멤버’가 있다. 국민의힘 출범 후 정식 지도부는 총 세 번 구성됐는데, 그 때마다 준수한 득표로 최고위원의 자리를 꿰찬 김재원 최고위원이 그 주인공이다. 지금은 ‘원외’ 최고위원인 그이지만, 원내에 몸담고 있던 재선 기간 동안 원내수석,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역임해 보수여당의 ‘전략가’로 통했다.

그는 현재 당정관계에 대해 “이견만을 노출하는 것이 수평적 관계는 아니다”며 “민심의 한가운데 있는 당이 대안을 가지고 있다면 그걸로 대통령을 설득하는 게 당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수직적 당정관계의 탈피가 쓴 소리로 각을 세우는 것은 아니라는 조언이다.

김 최고위원은 23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최근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정방향 중 국민들이 가장 호응하는 개혁정책이 의료개혁”이라며 “당초 국민들은 이 개혁을 지지했지만 갈등이 길어지면서 건강권 침해·피로감 누적으로 실망이 점차 커진 것도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에 의료개혁이 점차 의료대란이라는 이름으로 인식되고, 여당 내에서도 불협화음이 나오면서 지지도가 함께 떨어지는 것”이라며 “DJ정부 때 국민연금 개혁 등이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냈지만, 정부가 정책을 주도할 때 여당이 뒷받침하는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졍부여당이 조금 더 소통하고 보조를 맞추면 좋은데, 그런 면에서 (현 상황이) 조금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아직 닻을 올리지 못한 여야의정 협의체 관련해선 “의료개혁의 과정이냐, 의료대란의 진행이냐라는 현재를 보는 관점 차이”라며 “의료개혁이 성공하기 위해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에 대해 당정이 공동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서로 어느 지점에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오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부분을)넘어가서는 좀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부분을 직접 소통하기 위한 독대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언제 어떤 방법이든 의사소통은 필요하다. 그 방법의 하나가 독대라면, 내일까지 기다릴 게 뭐 있겠나. 지금 당장이라도 만나야 한다”면서도 “다만 그렇게 만나는 과정을 좀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독대 요구와 함께 할 얘기까지 공개가 되니 지금은 양쪽 다 민망한 상황이 돼버렸지 않나”고 되물었다.

김 최고위원은 “보통 여당 대표가 대통령과 의견이 달라도 맹종하면 수직관계, 의견이 다른 것을 노출하고 정책 수정을 요구하면 수평관계라고 한다. 그렇지만 (수평관계는) 그것으로 끝나서는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면, 그 수정결과가 나오도록 만들어내는 것이 당의 역할이다. 그렇지 못하고 이견만 노출하면 이른바 ‘콩가루 집안’이라는 비판을 들을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모든 사안마다 이견 노출이 되는 것보다는 당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정부정책이 수정되도록 하는 역할에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3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당정관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이같은 노력은 용산도 해야한다고 김 최고위원은 역설했다. 그는 “대통령과 당 대표 각자 관철하고자 하는 입장과 생각이 있는데, 그대로 전달한다 해서 결과가 좋아지지 않는다. 이것을 유려하게 전달해야 접점이 생긴다”며 “물밑에서 대화의 물꼬를 트는 정무수석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한데, 지금은 당정이 공개대화식으로 의사만 주고 받다보니 룸(운신의폭)이 없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언론을 통해 의사를 주고 받는 당정관계에서 대화를 실질적으로 잘 만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 최고위원은 “독대를 안 받아주면 불통, 받아주고도 의견을 수용 않으면 불통, 독대해서 의견을 수용하면 당 대표의 승리, 이런 식으로 구도가 짜여지면 처음부터 대화가 안되는 것”이라며 “옆에서 보기에 곤혹스럽다”고 털어 놓았다.

23일로 취임 두 달을 맞는 한 대표의 성과에 대해선 “아직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짧기도 하고, 단기간에 성과가 나올 이슈 자체가 없었다”며 “채상병 특검법 등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시 한 대표가 생각했을 당내 구도가 지금 현실과 사뭇 다른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대 전후에는 당 대표가 되면 제3자 특검법을 우리당 주도로 발의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여의치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당 대표 ‘일극체제’가 아닌 당 대표·원내대표의 ‘투톱’체제를 가동한다는 것을 그때는 크게 생각하지 않은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로 인해 일찍 불붙은 차기대권과 관련해 그는 여당 대표의 경우 결코 현재 정권에 등돌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이미 권력을 행하고 있는 분이라 성공하는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고, 당은 재집권이 지상과제라 약간의 목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면 재집권도 힘들어진다. 대통령이 성공 못했는데, 국민이 정권을 연장시켜준다 생각하면 굉장한 오판이다. 이것이 여당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일원으로 평가하는 한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아직 평가하기 이르다”면서도 “국민적 인기가 있고, 국민의힘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는 분이다. 그런 면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최고위에서 역할에 대해선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부평초 같은 존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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