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검사 탄핵청문회에 “보복 탄핵이자 방탄 탄핵”
수원지검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발의한 박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 주장에서 비롯됐거나 구체적 일시·장소조차 특정되지 않고 기초적 사실 관계도 소명되지 않은 억지 주장에 터잡은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민주당이 제시한 박 부부장검사의 탄핵소추 사유인 △술자리 회유 주장 △공범 간 분리수용 위반 주장 △허위진술 회유 및 압박 주장 △변호인 조력권 침해 주장 △검사 직무유기 △피의사실공표 및 공무상비밀누설 등을 언급하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찰은 이른바 ‘술자리 회유’ 주장에 대해 “최근 의혹을 제기했던 당사자조차 더이상 주장하지 못하는 억지 주장을 민주당은 탄핵의 주된 사유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검찰청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술을 마시며 회유당해 진술을 조작했다”는 취지로 법정 진술했다. 검찰은 이에 교도관 출정일지 등을 공개했고 이 전 부지사 측이 술자리가 있었다고 주장한 장소와 일시, 이 전 부지사의 음주 여부 등의 주장을 번복하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검찰은 또 박 부부장검사가 김성태 전 회장 등을 통해 ‘검찰이 원하는 대로 진술해달라’며 허위 진술을 회유·압박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상식적으로 이화영 피고인을 상대로, 그것도 민주당 법률위원회 소속 변호사가 참여한 상황에서 민주당 대표에 대한 거짓진술을 하라고 현직 검사가 회유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화영 피고인을 회유·압박해 진술을 번복시키고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려 한 것은 이화영 전 부지사의 배우자와 민주당 관계자”라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 검찰 조사에서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와의 연관성을 일부 인정했으나, 약 3개월 만에 검찰의 압박으로 인한 허위 진술이었다고 입장을 뒤집었다. 검찰은 “민주당 관계자가 이 전 부지사 측근에게 ‘당에서 이화영을 돕겠다’고 말하고 이 전 부지사 배우자는 법정에서 ‘정신차리라’고 소리치는 등 소란을 피운 사실이 보도됐음에도 이 전 부지사가 회유에 불응하자 배우자가 지난해 8월 구치소 접견에서 다시 압박한 끝에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번복했던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박 부부장검사가 이 전 부지사에게 허위 진술하라고 회유·강제해 탄핵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23일 법사위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 박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 청문회안을 처리했다. 청문회는 내달 2일 개최된다. 증인으로는 박 부부장검사와 이 전 부지사 배우자, 김성태 전 회장 등이 채택됐다. 다만 지난달 김영철 검사 탄핵 청문회처럼 핵심 증인이 대거 불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검사 탄핵 청문회에는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만 자리해 ‘맹탕 청문회’라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은 “지금이라도 탄핵 절차가 멈춰지기를 바란다”며 “검사가 특정 정치인의 범죄혐의를 수사했다는 이유로 탄핵을 당하고 직무에서 배제된다는 것은 해당 정치인이 당내에서 절대적 위상을 가지고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헌법상 평등 원칙과 삼권분립 원칙에 정면으로 거스르는 위헌적 행태이고 민주국가의 사법시스템을 위협하는 반민주적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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