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목표가… 희망고문만 남은 반도체

신하연 2024. 9. 2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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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최근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가 확산하면서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핑크빛 전망 일색이었던 증권가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장중 6만22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썼고, SK하이닉스도 최근 한때 15만원대로 내려앉으며 올 초 수준으로 주가가 회귀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평균 적정주가(목표주가)는 22일 기준 각각 10만1958원, 26만2280원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불과 한 달 전인 8월 22일 11만783원에서 7.97% 낮아진 수치다. SK하이닉스도 평균 적정주가가 27만4667원에서 한 달 새 4.51% 하락했다.

미국에서 인공지능(AI) 투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며 반도체 주가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던 지난 7, 8월까지만 해도 두 종목의 목표주가를 꾸준히 올려잡았던 증권사들이 최근 들어 전망을 다시 뒤엎은 것이다.

실제로 올해 증권사별 적정주가 변경 추이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7월과 8월에 제시한 적정주가가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가 1월 9만4621원에서 △2월 9만3500원 △3월 9만6421원 △4월 10만4647원 △5월 10만3727원△6월 10만9071원 등 꾸준히 상승했다. 이후 7월에는 11만692원으로, 8월에는 11만3462원으로 올랐다. 8월 목표가는 이날 삼성전자 종가(6만2600원) 대비 80%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9월 들어선 9만7750원으로 목표주가가 14% 감소했다. 몇몇 증권사의 경우 이달 들어 목표가를 연초 제시한 수준보다 더 낮게 하향하기도 했다. BNK투자증권(8만6000원→8만1000원), NH투자증권(9만5000원→9만2000원), 한국투자증권(9만9000원→9만6000원) 등이 대표적이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평균 목표주가는 연초 16만9000원에서 7월 27만7655원까지 64%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25만3750원으로 8% 넘게 빠진 상황이다.

최근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대폭 낮춘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투자의견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 국내 증권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추정 기관수 3곳 이상이 예상한 삼성전자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11조7025억원으로, 한 달 전 추정치 대비 1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추정치(81조8907억원) 역시 2.6% 낮아졌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8조1999억원, 6조9375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0.9%, 2.0%씩 떨어졌다.

한편 앞 다퉈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가운데서도 투자의견은 여전히 '비중 확대' 또는 '매수' 일색이라 투자자 유의가 필요하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오히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마켓퍼폼'에서 8월 '매수'로 상향했다.

이날 리포트를 내고 삼성전자(11만원→9만원)와 SK하이닉스(27만원→22만원) 목표주가를 각각 하향 조정한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2025년 상반기 재고 조정 종료 및 AI 기반 IT 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 성장세와 밸류에이션 매력이 재차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반도체 업종은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곧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있어 빅 서프라이즈가 아니라면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다"면서도 "지금 주목하는 것은 4분기 중반에 나올 가이던스인데 내용에 따라 악재를 한번에 반영하고 갈지, 아니면 곧바로 반등할지 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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