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돋보기] 우리 음악 문화의 정체성과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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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한류의 바람이 불고 있는 이 시점에 필자는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지성인들에게 다음 질문을 하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자 한다.
해방이 되고 6·25 전쟁이 끝난 후 국가에서는 우리 전통음악을 복원해 문화재로 지정, 보존·전승을 위해 노력했으나 일반 국민이 받는 학교 교육에서는 양악 위주의 교육만이 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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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한류의 바람이 불고 있는 이 시점에 필자는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지성인들에게 다음 질문을 하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자 한다.
"우리 음악 문화의 정체성은 무엇이며, 자존감은 어떻게 지키고 있는가?"
"우리 국민의 기본 소양 교육에서 우리 음악 문화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이태리가곡·독일가곡·아일랜드민요·베토벤·모차르트 등으로 키울 수 있는가?"
우리나라는 국민의 기본 소양 교육을 위해 초·중학교 9년 동안 의무교육을 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에서 국민의 소양 교육의 방향을 위해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개발해 고시하면 이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각 출판사에서는 교과서를 개발하고, 교사 양성기인 교육(초등교사)·사범(중등교사)대학에서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지도할 역량을 갖춘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개정하게 된다.
최근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음악 교과는 매우 심한 진통을 앓았다. 1차 연구에서 국악이 대거 삭제됐다. 이에 따라 2차 연구에서는 수많은 국민과 언론 그리고 정치인들까지 우리 전통음악을 포함한 국악을 지도해야 한다는 데 힘을 실어 주어 힘겹게 '2015 개정 교육 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교육부는 교사 임용을 위한 '기본 이수 과목 및 분야'를 고시했다.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및 2023 기본 이수 과목을 보면 전통음악을 포함해 국악 50% 이상 지도해야 한다.
그러나 교사 양성기관의 교육과정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국악 대 양악'이라는 힘의 논리에 빠져서 국악 강의는 10-20%대에 머물고 말았다. 이러한 문제는 교육부가 대학에 자율권을 주었고 양악 전공 교수가 대다수인 교·사대는 양악 중심의 편향적 교육과정이 개정된 것이다.
우리 음악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서양 어느 나라보다도 음악 문화가 발달했었다. 그러나 36년의 일제 치하에서 언어 말살정책과 동시에 언어와 가장 밀접한 음악 문화를 없애려고 비하하기 시작했고 국악인들은 우리 음악을 힘들게 전승해야 했던 반면, 일본에서 공부한 음악인들이 교육기관에 대거 투입됐다. 해방이 되고 6·25 전쟁이 끝난 후 국가에서는 우리 전통음악을 복원해 문화재로 지정, 보존·전승을 위해 노력했으나 일반 국민이 받는 학교 교육에서는 양악 위주의 교육만이 행해졌다. 교사 양성기관 또한 양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대부분 교수 자리를 차지했고 이후에도 양악 위주의 교수들만 임용하며 양악 중심의 교육을 받은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우리 전통음악 문화는 일제 치하에서 36년을 지내왔고 해방 이후 지금까지 양악 치하에서 긴 세월을 보내고 있다. 문화재를 주제로 한 어느 드라마의 대사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고, 문화재(국악)를 잃은 민족에게는 역사(음악 문화의 정체성)도 없다"
우리나라 초·중·고를 졸업한 여러분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전통 가곡, 판소리, 강강술래, 농악, 아리랑, 대취타 등을 스스로 부르고 즐기며 설명할 수 있는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조선시대에 세종대왕은 "우리나라 음악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지만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 중국(서양)의 음악이라고 해서 모두 바르게 되었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하셨다. 여기서 중국을 서양으로 바꾸어 읽어보면,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 우리가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선미 공주대 음악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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