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잇따라 일본인 상대 강력범죄…日 "SNS가 반일정서 키워"

베이징서 中日외교차관 회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일본인 초등생이 등굣길에 중국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숨진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양국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연일 일본 달래기에 힘쓰고 있다. 양국은 23일 외교차관이 베이징에서 만나 관련 논의를 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23일) 오전 쑨웨이둥 부부장이 쓰게 요시후미 일본 외무성 부대신을 만났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린 대변인은 "선전 일본인학교 남아 피습 사망 사건과 관련해 양측은 서로가 적절하고 냉정하게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한 노력을 긍정(평가)했다"면서 "소통을 유지하고 우발적 개별 사안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주는 일을 피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했다.

앞서 지난 18일 오전 선전 일본인학교에 다니는 한 일본 남자 어린이(10세)가 등교 중 교문 인근에서 중국인 괴한 습격을 받아 숨졌다. 지난 6월 중국 동부 장쑤성 쑤저우시에서 자녀 하교를 기다리던 일본인 모자가 중국인 남성 흉기 공격을 받은 지 3개월 만에 발생한 일본인 대상 범죄다.

이 가운데 중국이 오랜 기간 학교 교육 등을 통해 일본을 비판하면서 애국·역사의식을 고취해왔다는 점이 배경이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원전 오염수 방류, 동·남중국해 갈등 등에서 양국이 자주 부딪히다 보니 두 나라 국민간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라는 것.

일본 정부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까지 나서 일본인 안전 확보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중국에 직원을 둔 일부 일본 기업은 중국에서 가족과 함께 주재하는 직원의 일시 귀국을 허용하기도 했다.

평소 일본 비판을 이어온 중국 외교부는 사건 이후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린 대변인은 이날 "차관 회담에서 일본 측은 '중국 소셜미디어 내 반일 성격 게시물 통제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는데, 중국은 대책이 있는가"라는 일본 매체 질문에 "중국에는 이른바 '일본 원수 삼기'(仇日) 교육이 없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사건 발생 후 선전 일본인학교 교문에 애도를 위해 놓인 꽃이 1000다발이 넘었고 대부분이 현지 중국 민중인데 어떻게 보는가"라는 홍콩 매체 질문에는 "이런 자발적 애도 행위는 수많은 중국 민중의 소박한 감정과 생명에 대한 존중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모든 외국 시민의 중국 내 신체·재산 안전을 전력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