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거쳐가는 자리’된 부산중기청장…지역산업 누가 챙기나

안세희 기자 2024. 9. 2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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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중소벤처기업청(이하 부산중기청)이 지난 19일 자로 신임 부산중기청장이 취임했다고 23일 밝혔다.

부산의 모 기업인은 "부산중기청장이 기업 현장이나 소통에 나서는 걸 본 적이 드물다"며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모두 지역 경제와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지역을 홀대하는 이 같은 조치를 보면 개선 의지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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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석 달 못채운 전임 청장 등 최근 4년7개월간 5차례나 교체

- 정책 연속성 떨어져 곳곳서 원성

부산중소벤처기업청(이하 부산중기청)이 지난 19일 자로 신임 부산중기청장이 취임했다고 23일 밝혔다. 전임 청장 부임 소식이 들려온 지 불과 4개월만이다. 전임 청장은 지난달 19일 대구의 중기부 출연 공공기관 원장에 취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5월 24일 부산중기청장 임기를 시작해 석 달도 채 되기 전에 자리를 반납한 것이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예상된 행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 한 인사는 “전 청장 고시 동기(행시 37회) 상당수가 퇴직했다.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는 부담과 다음 스텝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중기청장이 이토록 빠르게 교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2월 21대 청장 취임 이후 약 4년7개월 동안 부산중기청장은 5차례나 바뀌었다. 단순히 봐도 평균 임기는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전임 청장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은 인사는 각각 3개월, 7개월 만에 세종(중소벤처기업부)으로 복귀했다. 나머지는 모두 임기 2년이 되기 전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등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명예퇴직 수순을 밟았다. 한 청장은 임기 중 부산지역 공공기관장에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부산중기청장이 사실상 ‘거쳐가는 자리’로 완전히 전락한 것이다.

지방 중기청장은 지역 중소기업과 소통을 통해 정부 정책을 최일선에서 구현·적용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수장의 잦은 교체는 정책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는다. 소통 창구가 자주 바뀌면 지역 중기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말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강조하면서도 무성의한 인사를 단행하는 정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부산의 모 기업인은 “부산중기청장이 기업 현장이나 소통에 나서는 걸 본 적이 드물다”며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모두 지역 경제와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지역을 홀대하는 이 같은 조치를 보면 개선 의지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중앙부처 출신 한 인사는 “인사가 조직 안팎 여러 상황의 영향을 받지만 지역본부 업무가 제한적이다 보니 소홀하다는 점을 부인하긴 어렵다”며 “후배들이 승진하면 퇴직이 임박한 선배들이 지역으로 물러나곤 한다. 한창 일할 40대 청장들이 빠르게 복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할 사람은 중앙정부에 있다는 건데,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역본부가 수행하는 사업은 전체의 10% 미만 수준이다.

거쳐가는 자리로 전락한 부산 중기청장 자리가 부산경제의 쇠락을 보여준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중앙부처 출신 또 다른 인사는 “공무원들은 가급적 중앙부처에 가까이 있으려고 한다.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박탈감이 커진다. 과거의 부산이라면 사정이 달랐겠지만, 요즘의 부산은 다른 지역 대비 주요 기업도 적고 수도권과 지리적인 거리도 멀어 선호도가 낮다. 결국 수도권 집중화와 지역경제 축소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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