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법 제정 미적대더니… `운영환경` 글로벌 35위

팽동현 2024. 9. 2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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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AI 규제환경이 르완다, 케냐, 필리핀에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운영환경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지만, 정부 전략과 민간투자 생태계에 대한 평가는 더 높아졌다"며 "AI기본법이 제정되면 운영환경이 개선돼 AI G3에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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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터스 글로벌 AI 인덱스 2024 상위 10위 캡처.

한국의 AI 규제환경이 르완다, 케냐, 필리핀에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국회의 정쟁 속에 AI기본법 제정이 무산된 게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영국 데이터분석 매체 토터스미디어가 최근 공개한 '글로벌 AI 인덱스 2024'에서 한국은 총점 27점으로 작년과 같은 6위를 차지했다. 미국, 중국, 싱가포르, 영국이 작년과 같이 1~4위를 지킨 가운데 프랑스가 캐나다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미국은 총점 100점으로 독주하며 중국(54점)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이 가운데 한국은 7개 세부항목 중 규제, 여론 등 '운영환경' 경쟁력이 11위에서 35위로 급락했다. 이는 2019년(30위) 성적보다도 낮다. 지난해 한국의 AI 운영환경(91.4점)은 미국(82.8점)보다 높게 평가됐지만, 올해(64점)는 미국(96점), 중국(70점)과 유럽 국가들은 물론이고 필리핀(79점), 말레이시아(68) 등 동남아 국가와 르완다(68점), 케냐(68점) 등 아프리카 국가보다도 낮았다. 인재와 연구 경쟁력 순위도 12위에서 13위로 떨어졌다. 다만 개발 경쟁력은 3위를 수성했고 인프라는 7위에서 6위로, 정부전략은 6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상용 생태계 경쟁력은 6계단 뛰어 12위가 됐다. 토터스는 우리나라에 대해 "주요 산업 부문에 AI를 적용하는 데서 강점이 있다"고 평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국내 AI 법·제도 정비와 정책적 지원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6위 자리도 위태로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의 투자와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도록 환경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은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며 "AI는 쿨하게 접어서 될 기술이 아니라 모든 산업·사회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기술이자 인프라 그 자체다.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이 왜 그리 자국 AI 강화를 위해 투자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AI기본법 제정 관련 공청회를 연다. 또 대통령 직속 국가AI위원회가 주중 출범할 것으로 전해졌다. 초고령화 등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한 글로벌 평균 수준의 규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운영환경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지만, 정부 전략과 민간투자 생태계에 대한 평가는 더 높아졌다"며 "AI기본법이 제정되면 운영환경이 개선돼 AI G3에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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