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억짜리를 2년 만에 철거…찬반 엇갈린 세운상가 주민들

윤주현 기자 2024. 9. 2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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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1100억 원을 들여 만든 세운상가 '공중 보행로'를 철거 결정한 가운데 인근 주민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주민들은 서울시의 계획안에 불만을 나타내며 보행로 철거에 반대했다.

세운상가 개발 대책위원회로 활동 중인 한 상인은 "지금 서울시에서 발표한 공중 보행로 철거 계획에는 찬성한다"며 "다만 누수, 일조권 침해 문제 등 현재 세운상가가 맞닥뜨린 문제들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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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공청회…"철거에만 중점, 전임 시장 지우기 아닌가"
공중보행로 철거 찬성하지만 "상가 철거할 때 함께해야"
3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공중 보행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에 관한 행정 절차를 진행한 뒤 주민 의견 수렴 등을 반영해 내년부터 철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2024.9.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서울시가 1100억 원을 들여 만든 세운상가 '공중 보행로'를 철거 결정한 가운데 인근 주민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 소강당에서 열린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에 대한 공청회'에는 서울시 관계자와 인근 중구·종로구 상인·주민이 참석했다. 이번 변경안에는 삼풍상가~PJ 호텔 양측 철골구조 보행교를 철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부 주민들은 서울시의 계획안에 불만을 나타내며 보행로 철거에 반대했다. 중구 주민 김 모 씨는 "있는 보행로도 철거해버리면 방문자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다"며 "서울시에서 오히려 방문객을 늘리기 위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야지, 방문객이 예상보다 적다고 예산 1100억 원을 투자한 사업을 그냥 철거하겠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서울시가 세운상가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을지로 주민 박정민 씨(59)는 "지금 문제가 되는 누수나 시설물 훼손 문제는 세운상가 문제에 관심이 없는 서울시와 구청에 책임이 있다"며 "보존 대책은 아예 생각하지 않고 오세훈 시장은 무조건적인 철거를 주장하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보행로 철거에 찬성하는 의견도 등장했다. 다만 시기와 방법에 있어서 서울시의 계획가는 차이가 있었다. 건양 꽃 상가 번영회장을 맡고 있는 송진구 씨 또한 "지금 삼풍과 PJ 호텔 사이 보행교를 철거하면 상가 사이를 단절시키는 것밖에 안 된다"며 "철거를 하더라도 다음에 삼풍상가나 PJ 호텔, 그리고 다른 상가들을 철거할 때 한 번에 하는 것이 맞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세운상가 개발 대책위원회로 활동 중인 한 상인은 "지금 서울시에서 발표한 공중 보행로 철거 계획에는 찬성한다"며 "다만 누수, 일조권 침해 문제 등 현재 세운상가가 맞닥뜨린 문제들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보행로 철거로 우려되는 사항들을 고려하면서 계획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진명국 서울시 도시재창조과 세운지구활성화팀장은 "이번 변경안은 지속해서 시민들과 상인들이 공중 보행로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취지"라며 "보행에 불편함이 없게 지상 부분과 공중 보행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앞으로 시설 관리에도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공청회를 시작으로 시의회 의견 청취와 관련 심의 등을 거친 후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해당 구간에 대한 철거 및 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세운상가 등 기존 건물과 연결된 나머지 보행로 구간은 세운지구 재정비촉진계획에 따른 상가군 공원화 사업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철거할 방침이다. 세운지구를 단계적으로 공원화해 13만 9000㎡의 녹지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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