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동훈 대표, 윤 대통령에 성난 민심 전하고 답 찾아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24일 용산에서 만찬 회동을 갖는다. 한동훈 대표는 심도 있는 현안 논의를 위해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은 23일 거부했다. 아예 이번 회동이 “신임 지도부 격려 자리”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국정 난맥에 화나고 불안한 국민들의 이목이 쏠린 이번 회동의 무거움을 대통령실이 알고는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한 대표는 독대 여부에 상관없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성난 민심을 제대로 전달해 독단·불통의 국정을 끝내도록 해야 한다.
당정 회동은 당초 지난달 30일 예정됐다가 한 대표가 정부와 다른 의·정 갈등 해법을 공개한 뒤 돌연 연기됐다. 이번에도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추후 협의할 사안”이라며 거부해 매끄럽지 않은 당정관계 실상만 드러냈다.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 성과가 독대 논란으로 묻히는 데 못마땅해하는 기류였다는 후문도 들린다. 국정 논의를 우선해야 할 대통령과 여당 대표 회동을 감정 다툼으로 소비할 만큼 국정 상황이 한가한지 대통령실 인식에 어이가 없다. 야당도 아닌 여당 대표 독대조차 수용 못할 정도로 옹졸하고 아집에 차 있는 건가. 그러니 국민이 신뢰를 접을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도 한 대표도 이전과는 다른 절박함으로 결단해야 한다. 한 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 약속을 차일피일 미뤄온 것처럼 ‘민심과 윤심’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행보로는 작금의 비상시국을 타개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20% 국정 지지율이 말하듯 민심은 이미 ‘심리적 탄핵’ 수준이다. 민심을 가감 없이 강력하게 전하고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윤 대통령도 “국정 방향은 옳다”는 식으로 고집부릴 상황이 아니다. 국민 신뢰를 더 이상 잃는다면 4대 개혁은커녕 일상적 국정 운영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당장 당정이 답을 찾아야 할 것은 두 가지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의·정 갈등 해법이다. 명품백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개입 등 김 여사가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의혹은 숱한데, 마치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나선 공개 행보는 국민 분노만 키웠다. 의료대란도 하루하루 심각해지는데 정부는 ‘개혁을 위한 진통’쯤으로 치부하고 있다. 의료는 단순한 개혁·반개혁이 아닌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임을 도외시한 것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번 회동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당정이 민생 난국과 꽉 막힌 정국을 타개하는 전환적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그에 부응하는 것만이 하루하루 불안 속에서 버티는 국민들에 대한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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