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포커스] 미국 `생물보안법` 급물살… 빈자리 노리는 인도·일본 CDMO
FDA 승인공장 많아 체결 유리
日후지필름 등 M&A·시설 확대
미국 정부가 중국 바이오 기업을 제재하기 위해 추진해온 '생물보안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의 경쟁구도 재편이 가시화되고 있다. 인도, 일본 등 글로벌 CDMO업체들이 기업 인수와 시설확장 등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각국 정부도 미국 내 중국의 빈 자리를 차지하기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생산역량, 가격 경쟁력에 따라 시장 판도가 빠르게 바뀔 가능성이 점쳐진다.
◇인도, CDMO 수혜기업으로 급부상
특히 인도가 미국 생물보안법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내놓은 '인도 CDMO 투자 및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생물공학 부문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관련 스타트업 숫자는 2014년 약 50개에서 2022년 6756개 이상으로 급증했다.
인도 오로빈도의 자회사 큐라테크가 지난해 11월 미국 머크(MSD)와 협약을 맺고 CDMO 시설을 구축하는 등 인도 기업들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도 CDMO 기업의 생산 비용은 미국과 유럽 기업에 비해 35∼40% 정도 저렴하다. 인도 기업이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갖춘 것으로 평가되면서 미국 제약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바이오협회 정책분석팀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와 숙련된 노동력을 갖추고, 세계에서 가장 큰 국가 중 하나인 인도는 바이오 제조 부문에서 중국과 경쟁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인도는 2025년까지 글로벌 바이오 제조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도는 제네릭 의약품의 약 40%를 미국에 공급하고 있으며 전 세계 CDMO 산업 중 합성의약품 부문에서 급속히 성장해 주목받고 있다. 인도 CDMO 시장은 지난해 196억3000만 달러 수준이었는데, 오는 2029년 446억3000만 달러로 연평균 14.6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 제약시장 규모는 약 420억 달러 규모로, 약 3000개 회사가 1만500개의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최소 100개사는 CDMO 전문기업"이라면서 "인도는 저렴한 비용과 미국 외 지역에서 FDA가 승인한 공장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대형 제약사와 5~10년 계약을 체결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CDMO 집중 육성하는 일본 정부
일본 정부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바이오를 선정하고 CDMO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과감한 정책입법을 통해 바이오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일본의 의약품 CDMO 투자 및 산업 동향'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30년 최첨단 바이오 경제 사회 실현'을 목표로 2019년 '바이오 전략 2019'를 최초 수립한 이후, '바이오 전략 2020', '백신 개발·생산 체제 강화 전략'을 잇따라 발표했다. 특히 미국의 생물보안법 통과가 유력해지자 CDMO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의 주요 CDMO 기업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AGC바이오로직스, KBI바이오파마 등은 M&A와 시설확대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일본 최대 바이오 CDMO 기업 후지필름은 올해 1월 덴마크 힐러뢰드에 있는 바이오의약품 CDMO 공장을 추가 확장했다. 해당 시설 완공을 통해 유럽 CDMO 최대 규모에 달하는 40만 리터 바이오리액터를 보유하게 됐다. 앞서 2021년에는 북미 최대 동물 세포배양 바이오의약품 CDMO 생산 지역으로 노스캐롤라이나를 선정해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4월엔 추가로 12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미 계획된 16만리터에 동일 규모 확장을 통해 2028년까지 16만 리터의 동물 세포배양 바이오리액터를 추가하게 된다. 후지필름은 미국 외 유럽, 일본에도 새로운 생산설비를 짓고 생산능력을 75만 리터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AGC바이오로직스는 일본 요코하마 테크니컬센터에 바이오의약품 CDMO 생산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총 투자액은 약 3억5000만달러로 예상된다. 이 기업은 내년부터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서비스를 시작으로, 2026년부터 메신저 리보핵산(mRNA) 의약품, 동물세포를 이용한 바이오의약품,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및 제조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바이오협회 한 관계자는 "후지필름 다이오신스는 '백신 생산체제 강화를 위한 바이오의약품 제조거점 정비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고, AGC 바이오로직스도 보조금 사업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CDMO 시설에 감염병 팬데믹 발생시 백신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이중용도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CDMO 시장은 2023년 123억 달러(약 13조원)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6.8% 성장해 약 195억 달러(약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일본 정부 지원에 힘입어 후지필름 다이오신스는 다양한 제품군과 생산능력 확대로 론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꼽히고 있다"며 "그밖에 일본 주요 CDMO 기업들이 M&A 등을 통해 사업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일본의 기술·산업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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