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윤-한 독대 사실상 거부…독대 요청 노출에 '불쾌'

강희연 기자 2024. 9. 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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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내일(24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을 앞두고 독대를 요청한 데 대해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내일 한 대표를 비롯해 새로 구성된 국민의힘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대는 별도 협의할 사안"이라며 "내일은 신임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로 보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독대 대신 추경호 원내대표까지 참석하는 차담회가 있을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일단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내일 꼭 해야만 독대가 성사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 중에 한 대표의 '독대 요청'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불쾌해하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JTBC에 "독대를 하려면 의제 조율이 충분히 되어야 하는데 지금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독대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결과물 없이 만나기만 하는 자리는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 여권 관계자도 JTBC에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차 한잔하는 게 뭐가 어렵겠냐"면서도 "왜 하필 지금이어야 하느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찬을 하는데 지금 독대는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실에선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24조원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세일즈 외교'를 펼쳤던 것을 홍보해야 할 시점에 언론을 통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공개된 것을 두고 "순방 성과가 다 묻히게 생겼다"며 곤혹스러워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다만 대통령실은 한 대표와의 독대는 추후 협의가 가능하다며 여지를 남겨두었습니다.

이번 만찬에선 정부의 의료개혁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관한 이야기도 나올 거란 관측이 나오는데, 대통령실은 의대 증원과 관련해 기존 정부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이미 입시가 시작돼 백지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2026학년도 이후는 의료계가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면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강행 처리한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과 지역화폐법 3개 법안에 대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위헌적, 위법적인 법안과 사회적 공감대 없이 야당이 단독 강행 처리한 법률에 대해선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사랑상품권법에 대해서는 "지역사랑 상품권의 발행을 강제해 지자체의 자치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야당이 추천한 특검이 야당에서 제기한 의혹, 또는 고발사건을 수사하도록 함으로써 고소·고발인이 수사기관과 담당자를 임의로 선택할 수 없게 한 사법 시스템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좀 시일이 남아 있다"며 시간을 두고 고심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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