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전기버스·트럭 충전 가속페달…"UAM·산업기기 시장도 공략"
전기버스 타깃 B2B 시장 공략
고객사와 함께 투자로 록인효과
2027년 고객 1.3만대로 늘 것
LS이링크 곧 상장…몸값 1조 자신
2030년 그룹 자산 50조원 목표
서울 한강로 LS용산타워 17층에 있는 명노현 ㈜LS 부회장 집무실의 오른쪽 공간을 임직원들은 ‘서류의 벽’으로 부른다. ‘기업공개(IPO) 전략’ 같은 각종 문서가 서류 정리대에 빼곡하게 쌓여 있어서다. 최근 들어 서류 더미가 더 쌓여 아예 벽을 가렸다. ㈜LS가 사업형 지주사 체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명 부회장이 직접 챙겨야 할 안건이 늘었기 때문이다. 명 부회장은 “㈜LS는 자회사 관리에만 힘을 쏟은 과거와 달리 신사업 투자, 신시장 개척, 투자 재원 마련 등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직접 찾고 있다”고 말했다.
B2B 전기차 충전 사업 드라이브
2022년 1월 ㈜LS 최고경영자(CEO)가 된 명 부회장의 첫 작품은 전기차 충전 사업이다. 같은 해 5월 ㈜LS는 관계사 E1과 함께 전기차 충전 사업을 벌이는 LS이링크를 설립했다. LS의 전기차 충전 사업 전략은 다른 기업과 다르다. 최근 집무실에서 만난 명 부회장은 “LS그룹의 타깃은 전기 승용차가 아니라 전기 버스”라며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가 아니라 기업 간 거래(B2B)란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B2B 충전 서비스에 나선 기업이 없는 만큼 경쟁이 없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유가 있다. 600킬로와트(㎾) 용량인 아파트나 고속도로의 B2C 충전소와 달리 버스차고지, 컨테이너 터미널 등 B2B 충전소는 3~5메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하다. 충전 속도가 빨라야 하고, 충전소 관제시스템과 전용 설비 구축 노하우도 필요하다. 명 부회장은 “대용량 전력제어 기술(LS일렉트릭)과 고전압·대용량 케이블 사업 노하우(LS전선)를 두루 갖춘 기업은 LS그룹뿐”이라며 “최근 전기차 충전 시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LS의 B2B 충전 사업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LS이링크가 고객으로 확보한 전기버스 규모는 작년 말 2600대에서 2027년 1만3000대까지 늘어난다.
LS이링크의 빠른 성장엔 고객사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충전소를 운영하는 사업 모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운수업체 등 대형 전기차 운영사와 지분을 공유하는 식으로 이탈 가능성을 낮추고 지속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명 부회장은 “LS이링크가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진행한 기업설명(IR) 행사에서도 기관투자가로부터 유니크한 사업 모델이란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LS의 전기차 사업 영역은 계속 넓어질 예정이다. 내년 초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 화물운반용 전기트럭 충전 시장에 진출한다. 국내 물류 기업들과 함께 전기차 충전 시설에 공동 투자하는 방식이다. 순차적으로 도심항공교통(UAM), 대형 선박, 산업용 기계 충전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필요한 자금은 연내 LS이링크의 코스닥시장 상장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명 부회장은 “기업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평가받는 게 목표”라고 했다.
성과주의 강한 기업문화 조성
황산니켈, 전구체 등 2차전지 소재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위해 폐배터리 시장에도 진출한다. 명 부회장은 “전구체는 2026년, 황산니켈은 2027년 생산을 시작해 수직계열화된 배터리 소재 가치사슬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 부회장은 LS그룹의 주력인 전기·전력 사업 전망도 밝다고 설명했다. 명 부회장은 “제조업이 살아나고 있는 미국의 전기·전력 시장은 향후 10년 이상 연평균 20% 넘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업 영역으로는 항공우주, 플랫폼, 그린에너지 등을 꼽았다. 기존 사업과 미래 사업의 균형 성장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 24조7276억원인 LS그룹 자산을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과주의 문화도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명 부회장은 “치열하고 집요함을 LS에 뿌리내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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