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키아·에릭슨 함께 인도에 통신장비 5조 공급

印 보다폰과 4G·5G 장비 계약
삼성 네트워크 사업 강화 발판

삼성전자가 인도 통신사 '보다폰아이디어'에 4G·5G 네트워크 통신장비를 공급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과 손잡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슨은 보다폰에 36억달러(약 4조8000억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수주 규모가 7억2000만달러(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키아와 에릭슨이 계약 금액을 40%씩 가져가고, 삼성전자가 20%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슨은 올해 4분기부터 약 3년간 보다폰에 4G·5G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한다. 삼성전자가 인도 보다폰과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인도 통신 3사에 네트워크 장비를 모두 공급하게 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지오(2022년 12월) △바르티에어텔(2022년 8월)과 5G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던 바 있다.

삼성전자가 보다폰에 공급하는 물량은 1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다폰은 인도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5G 서비스를 운용하지 않고 있는 만큼 업계 안팎에선 이번 삼성전자와의 계약을 계기로 5G 장비 계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다폰이 경쟁사들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 5G 장비 경쟁력을 높이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발판으로 삼성전자도 네트워크 사업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20년 12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가상화 기지국을 대규모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2022년 영국에선 5G 가상화 기지국을 상용화했다.

최근에는 6G로도 영토를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7월에는 6G 비전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5G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장비·스마트폰·반도체까지 이어지는 포트폴리오 장점을 살려 6G 통신에서도 리더십을 다질 방침이다. 업계에선 노키아와 함께 사업을 따낸 것도 눈여겨보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가 "삼성전자가 노키아의 모바일 네트워크 자산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기 때문이다.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