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실 요청에 앙심”…여관에 불 질러 3명 숨지게 한 40대 구속
‘방을 빼 달라’는 요청에 앙심을 품고 자신이 투숙하던 여관에 불을 질러 3명을 숨지게 한 40대가 구속됐다.
청주지법 김승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현주 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모씨(48)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 21일 새벽 1시46분쯤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 한 여관 출입문 부근에 불을 질러 투숙객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의 범행으로 여관에 묵고 있던 박모씨(60) 등 3명이 숨졌다. 불은 1시간여 만에 진화됐지만 여관 건물 내부 수색을 통해 3층 객실과 2층 복도 등에서 박씨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청주 구도심에 있는 이 여관은 일용직 노동자들이 저렴한 월세를 내고 장기 거주하는 ‘달방’으로 전해졌다. 숨진 투숙객 모두 일용직 노동자로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최근 바뀐 여관 주인 A씨와 투숙비 문제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관의 한 달 월세는 27만원 정도다. 김씨는 이 여관에서 1년 정도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20일까지 월세를 내지 못하면 방을 빼달라고 요구했고, 월세를 내지 못한 김씨는 범행 전날인 20일 여관에서 퇴실했다”며 “하지만 범행 당일 비가 내리는 날씨에 갈 곳이 없던 김씨가 여관으로 돌아와 자신의 방문이 잠겨있는 것에 화가 나 불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보강 수사를 진행한 뒤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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