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X멜로’ 지진희 “환갑에도 ‘멜로’하고 싶어요”[스경X인터뷰]
각종 매체를 통해 보는 배우 지진희는 ‘참으로 바쁘고’ ‘참으로 할 줄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레고도 좋아하고, 공예는 사랑하고 상상을 좋아한다. 운동도 좋아하고, 사진 찍는 일도 좋아한다. 온라인에서 유명한 황정민, 조승우, 지진희 우정 여행 사진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하지만 배우 지진희, 그 안에 있는 사람 지진희 그 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껍질을 벗겨내면 가장 안에 남는 것은 ‘사랑’이다. 그는 사랑하고, ‘사랑’을 사랑한다. 아내와 가족들에 대한 사랑이 가장 안에 있고 그 외부를 연기에 대한 사랑이 둘러싼다. 그리고 ‘멜로’ 장르에 대한 사랑이 나머지를 감싼다.
“술을 예전에는 마셨어요. 꽤 마셨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곤해서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시청자나 관객은 모르실 수 있지만 저는 그 차이를 알죠. 완전히 끊은 건 아니지만 기념일 정도에만 한두 잔 하는 정도에요. 왜냐하면 멜로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운동을 심하게 하지 않지만, 어느 선까지는 노력해요. 왜냐하면 60대가 돼도 멜로를 하고 싶거든요.”
이제 완연한 50대 배우가 된 지진희, 그가 이번에 택한 작품은 JTBC 드라마 ‘가족X멜로’다. 말 그대로 가족극과 멜로극의 요소가 다 있다. 가정을 이뤘다가 배우자에게 상처만 주고 이혼을 택한 남자 변무진이 11년 후 그 가족 앞에 멀끔한 모습으로 나타나 다시 와이프에게 추파를 던진다. 언뜻 잘 이해되지 않는 기이한 캐릭터지만 지진희는 기분이 좋았다.
“변무진이 원래 상처를 주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가정을 잘 꾸리려 했는데 결국 잘 안 된 거죠. 무진이가 나쁜 놈인지 한 번 생각해봤어요. 그렇지 않았어요.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죠. 가족에 대한 사랑을 유지하며 다시 회복하리라 생각했던 인물이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철이 없고 실수하는 부분은 있었겠지만, 그런 사랑이 없었다면 11년 만에 돌아오지 않았겠죠.”
드라마는 돌아온 아빠와 이 아빠에 혼란스러워하는 엄마 금애연(김지수) 그리고 큰 딸로서 남은 가족을 지켜야 했던 변미래(손나은) 사이에 벌어지는 가족의 이야기이자, 사랑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지진희는 초반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있지만, 가족에는 진심이고 비밀을 안고 가는 미스터리 코드도 있는 인물을 연기했다.
“재미있고 매력적인 캐릭터였어요. 애연을 사랑한 것과 자식을 사랑한 것이 또 달랐어요. 그 부분이 선택할 수 있는 이유였죠.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에요. 일이 없으면 ‘노팅힐’ ‘어바웃 타임’ ‘러브 액츄얼리’처럼 소소하지만, 일상 속 희로애락이 있는 로맨스 작품을 즐겼습니다. 이런 류의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딱 만난 거죠.”
호흡을 맞췄던 김지수와는 딱 10년 전 SBS 드라마 ‘따뜻한 말 한 마디’에서 멜로 호흡을 맞췄다. 당시 유재학 역을 맡았던 지진희와 송미경 역의 김지수는 유재학의 불륜으로 부부관계가 파탄 났다. 미안함 밖에 남지 않은 결혼생활을 정리했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에서도 두 사람은 이혼을 겪는 연기를 했다.
“우리끼리는 그 이야기를 했어요. ‘이거 완전 ‘따뜻한 말 한 마디’의 연장선 아닐까’라고요. 변무진이 금애연을 보고 극 중에 ‘아직도 예쁘네’라고 하는 장면은 마치 제가 김지수씨를 보고 하는 말과 같았어요. 당시 촬영도 즐거웠고, 잘하는 친구라 호흡은 일도 아니었고요. 미리 만나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 없으니 더욱 신나게 연기를 할 수 있었죠.”
지진희와의 인터뷰는 늘 그렇듯, 어디로 갈지 모르고 또한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는 같이 한 배우들의 자랑을 부탁하는 질문에는 아들 역 윤산하를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이 아이는 ‘멜로의 눈’이 있다’고 칭찬하고, 공예 이야기를 꺼내자 정신없이 화두를 쏟아낸다. 사진 이야기, 상상의 이야기. 그의 이야기는 미리 준비된 듯 쉴 새 없어 인터뷰라는 한정된 형식이 가두기엔 참 안타깝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아닌 사람이 없겠죠. 각자의 방법으로 배우자를 사랑하고 또 여러 사람의 사랑을 보기도 하죠. 자신들만의 관계가 다 있는 거죠. 어떤 관계든 제 관계로 생각해 손을 놔버리면 안 돼요. 저 역시도 배우로서의 성공을 꿈꿨는데, 초반에는 안 풀리는 일도 있었어요. 하지만 ‘독특한 마스크’라는 박광수, 황인뢰 감독님의 응원이 있었고, 이에 대해 제 고민이 있었죠. 저만의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죠. 연기의 트렌드가 있듯 배우에게도 시기가 있는데 언젠가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어요. 늘 작품의 공식을 생각하고 이를 깨보는 일도 고민하죠. 저만이 하는 고민이 아닐까요. 앞으로도 최소 10년은 연기를 계속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의 말을 듣다가 이내 자판을 치던 손가락이 내려오고 만다. 그만의 세상 일명 ‘지진희 월드’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그의 말은 따라가는 재미가 있지만 결국에는 ‘사랑’에 머문다. 사랑하고, ‘사랑’을 사랑해서 사랑하는 연기가 하고 싶은 배우. 그것이 지진희의 지금 정체성이다. 그를 이렇게 정의했기 때문에, 기자는 비로소 ‘자신의 잘 정의해보라’는 지진희의 숙제를 조금은 풀어낸 느낌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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