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완성차들, '돈 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장 노린다

[지금 일본에선]
전기차 '캐즘' 장기화하자
닛산, 자체 PHEV 개발 착수
혼다, OEM 통해 차종 확대
도요타, 주행거리 연장 주력

[서울경제]

일본 완성차 업계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순수 전기차(EV)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길어지는 가운데 수익성이 좋은 PHEV가 대안으로 떠올라서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PHEV의 자체 개발에 착수했다. 닛산은 기존 하이브리드차(HV)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닛산만의 PHEV 기술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2020년대 후반 판매를 목표로 삼았다. 그동안 닛산은 다목적스포츠차(SUV) 모델인 아리아와 경차인 사쿠라 등의 EV 판매에 주력해왔다. PHEV 모델은 중국의 합작회사를 통해 판매하는 데 그쳤고 닛산 단독으로는 판매하지 않았다.

PHEV는 엔진을 실을 수 있어 EV보다 항속거리가 길고 가정집 콘센트에서도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어 충전기 설치가 필요 없다. EV 출시가 어려웠던 대형 차종의 경우 PHEV로 내놓을 수 있어 나라별·지역별 차량을 출시하기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가격은 EV보다 1000만 원가량 높아 수익성도 좋다.

혼다도 미쓰비시자동차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통해 PHEV 공급 차종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양 사는 협업 계획을 발표하고 OEM 공급 환경을 검토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도 이에 질세라 차세대 PHEV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리우스 PHEV 모델의 EV 모드 항속거리는 최대 105㎞이지만 20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닛케이는 “EV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2차전지 등에 대한 거액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투자 자금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도 HV나 PHEV를 통해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각 회사의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V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중국에서도 PHEV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PHEV 판매 대수는 27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EV 판매 대수(540만 대)가 23%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세다. 특히 중국의 대표 EV 업체 비야디(BYD)의 PHEV 판매가 두드러진다. 비야디는 올 1~8월에만 131만 4175대의 PHEV를 팔았다. 전년 대비 48% 증가한 수치다. 비야디가 올 5월 출시한 신형 PHEV는 고효율의 전용 엔진을 탑재해 EV와 엔진 주행을 결합한 총항속거리가 2100㎞에 달한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