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밀려 쫓겨나자 방화…청주 여관 방화범 구속

투숙객 3명 숨져…방화범 “옷 젖고, 갈 곳도 없어 화가 나 범행”
청주지법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있어”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3명의 사망자를 낸 청주 여관 방화사건의 피의자 김모(40대)씨가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청주지방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숙박비 문제로 자신이 장기간 묵던 여관에 불을 지른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23일 청주지법 김승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40대 김아무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김씨는 '범행 동기가 무엇이냐'라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앞서 김씨는 지난 21일 오전 1시46분경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의 한 4층짜리 여관에 불을 질러 투숙객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해당 여관에서 달방을 얻어 1년 넘게 생활해오다 월세 27만원이 밀렸고, 월세를 상환하기 위해 여관 주인과 서약서까지 썼지만 갚지 못했다. 김씨는 여관 주인과 다툰 뒤 사건 전날 쫓겨났다.

이후 김씨는 범행 당일 비가 내리자 자신이 묵고 있던 여관 3층으로 돌아갔으나 방문이 잠긴 것을 보고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관 방에 놓고 온 짐을 찾으러 갔으나 문이 잠겨 있었다"며 "비에 옷이 젖고, 갈 곳도 없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김씨의 방화로 숨진 투숙객 3명은 모두 일용직 노동자들이었으며, 김씨와의 친분 관계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화재로 인해 해당 여관 건물 1층 전체와 2, 3층 일부가 불에 탔으며, 소방서 추산 52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앞서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 (CC)TV 영상 분석과 탐문수사를 벌인 뒤 범행 3시간 여만에 주변을 배회하던 김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벌인 뒤 김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