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맹` 에코프로·中 GEM… `게임 체인저` 기대감

박한나 2024. 9. 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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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허개화(오른쪽부터) GEM 회장과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왕민 부회장이 에코프로 본사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와 중국 GEM이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양극재 사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두 회사의 '10년의 신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양사는 지난 10년간 다양한 교류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기에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될 통합 양극재 사업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GEM과의 10년 신뢰는 2015년 에코프로가 GEM에 전구체 기술 이전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에코프로는 2013년 오랜 연구개발 끝에 고품질의 양극재 양산에 성공해 국내 기업 최초로 일본 소니에 제품을 납품하는 성과를 냈다.

에코프로는 자체적으로 전구체를 개발·양산하고 있지만 사업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GEM과의 협력을 결정했다. 2001년 설립한 GEM은 리사이클 전문 업체로 전구체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에코프로는 GEM에 전구체 기술 지도를 하고 GEM은 전구체를 에코프로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양사간 협력이 시작됐다.

에코프로와 GEM은 이 같은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GEM의 전구체와 에코프로의 양극재가 배터리까지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동반 성장하기 시작했다. 양사는 전구체 기술 협력에서 나아가 상호 출자를 통한 법인 설립 등 협력범위를 확대해 나간다. 2016년 합작법인인 '에코프로GEM'을 설립하기 위해 협약을 체결하고 2018년 포항에 공장을 준공했다.

합작법인 설립까지 과정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기술 이전을 둘러싼 복잡한 셈법은 차치하고 사드 이슈로 한국과 중국간의 외교갈등이 불거지면서 법인 설립이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사업 추진이 어 려움을 겪자 에코프로 최대주주인 이동채 당시 회장은 허개화 GEM 회장에게 직접 서신을 보내 큰 틀에서 협력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 결과 2017년 1월 6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양사는 2017년 4월 자본금 94억원으로 합작법인 '에코프로GEM'을 설립하고 경북 포항에 총면적 1만8500㎡ 규모로 전구체 제조공장(1-1공장)을 착공해 월 5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에코프로GEM은 이후 증설에 나서 2019년말 기준 생산 캐파를 월 1200톤 규모로 2배 이상 늘렸다.

양사는 지난 2022년 '에코프로GEM'의 사명을 에코프로머티리얼즈로 변경하면서 사실상 합작 관계를 청산했지만 GEM은 일부 지분을 보유하면서 전략적 투자자로서 남아 에코프로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에코프로에서 리사이클을 전담하는 에코프로씨엔지는 다음 달 중순GEM과 기술교류를 추진 중이다. 박석회 에코프로씨엔지 대표를 비롯한 기술진 20여 명이 GEM 본사를 방문해 기술 교류를 추진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GEM은 2019년 리사이클 사업과 관련한 기술을 에코프로씨엔지에 적극 이전해주면서 설립 초기 에코프로씨엔지의 기술 확보에 도움을 줬다. 에코프로와 GEM의 활발한 기술 교류는 이 전 회장과 허 회장의 신뢰 관계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는 분석이 두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에코프로와 GEM이 인도네시아에서 광물, 제련,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모든 공정의 벽을 허물고 추진하기로 한 통합 양극재 사업은 이동채 전 회장과 허개화 회장의 '10년 우정과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력이 완성되면 니켈 제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GEM과 하이니켈 양극소재 글로벌 1위인 에코프로의 특장점이 결합한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석준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부사장은 "양사의 10년 협력이 난관에 봉착할 때 마다 이 전 회장과 허 회장의 돈독한 신뢰관계로 돌파해왔다"며 "그동안 쌓은 협력의 DNA가 축적돼 있다는 사실은 사업 추진에 매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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