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UAE, 삼성·TSMC와 130조 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 논의

이재연 기자 2024. 9. 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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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큰손' 아랍에미리트(UAE)가 반도체 공장 유치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대만 티에스엠시(TSMC)와 삼성전자가 이곳에 생산기지를 지으면 국부펀드가 자금을 댄다는 구상이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보면, 티에스엠시와 삼성전자 경영진은 최근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신규 팹(반도체 제조 시설)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다.

문제는 아랍에미리트 내 반도체 생태계와 제조 인력이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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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28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난 뒤 서울 시내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의 ‘큰손’ 아랍에미리트(UAE)가 반도체 공장 유치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대만 티에스엠시(TSMC)와 삼성전자가 이곳에 생산기지를 지으면 국부펀드가 자금을 댄다는 구상이다. 다만 인적 자원과 지정학적 문제를 고려하면 단기적인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보면, 티에스엠시와 삼성전자 경영진은 최근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신규 팹(반도체 제조 시설)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다. 두 기업이 최대 1천억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팹을 건설하고, 여기에 필요한 자금은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의 투자 등으로 조달한다는 내용이다. 초기 단계의 논의인 만큼 실현될 가능성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투자와 관련된 사항이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중동의 참전으로 국가 간 반도체 유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앞서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부는 대규모 보조금과 각종 지원책을 지렛대 삼아 구애에 나선 바 있다. 미-중 분쟁과 공급망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산업의 쌀’ 역할을 하는 반도체 제조 역량을 자국 내에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첨단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영향도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넉넉하다는 게 강점이다. 팹 하나 짓는 데 수십조원이 드는 반도체 산업에서 특히 매력적인 요인이다. 이번에 거론된 무바달라의 운용자산 규모만 최근 3천억달러 수준이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모두 아우르는 지리적인 우위도 이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문제는 아랍에미리트 내 반도체 생태계와 제조 인력이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점이다. 아랍에미리트의 최대 교역국이 중국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미국 정부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생산된 첨단 반도체가 중국으로 수출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티에스엠시와 삼성은 (이에 대해) 미국 정부와 논의했다”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공장 건설은 시작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결국 아랍에미리트가 단기간에 유치 성과를 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두 기업 모두 주요국에서 이미 대규모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반도체 경기를 둘러싼 중장기적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앞서 발표한 용인 클러스터와 미국 텍사스주 증설 계획만 수백조원 규모에 이른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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