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가자” 반복하는 머스크, 속내는 뭘까
최근 SNS 통해 비슷한 언급 반복
미 당국 규제에 대한 불만 표출인 듯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22일(현지시간) “2년 안에 무인 우주선 약 5기를 화성에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 계획이 성공하면 앞으로 4년 내, 즉 2028년에는 승무원을 태운 우주선을 화성으로 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화성행 우주선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화성 수송에 사용할 새 로켓에 대한 미국 민주당 정부의 규제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머스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향후 수년 내 추진할 화성 우주선 발사 계획을 올리면서 “우주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화성에 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썼다.
머스크가 언급한 우주선은 ‘스타십’이다. 스타십은 길이가 121m로, 인류 최대·최강 로켓이다. 승객을 100명 태울 수 있다. 머스크는 스타십을 미래에 화성으로 향하는 인류를 위한 ‘우주 버스’로 사용할 계획이다.
스타십은 지난해부터 시험 발사에 들어갔으며 지난 6월까지 4차 발사가 시행됐다. 초기 발사에서는 이륙하자마자 공중에서 폭발했지만, 4차 발사에서는 지구 궤도를 예정대로 선회한 뒤 정해진 지점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착륙 도중 선체 손상이 일어나 5차 시험 발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스타십 발사 여부를 승인하는 미 연방항공청(FAA)의 입장이다. 미 과학전문지 스페이스닷컴은 지난 13일 “FAA가 올해 11월 말 전까지는 스타십 5차 발사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타십 발사를 위한 안전과 환경 요구 사항을 확인하는 절차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FAA는 또 지난 17일에는 스페이스X가 지난해 또 다른 로켓을 발사하는 과정에서 안전 요구 사항 등을 지키지 않았다며 63만3000달러(약 8억47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도 밝힌 상태다.
이 같은 미국 당국의 규제가 머스크가 이달 들어 반복적으로 “화성으로 가자”고 주장하는 배경일 가능성이 크다. 머스크는 지난 7일에도 “화성에 2년 안에 무인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글을 X에 올렸다. 이번에 X에 새로 올린 글에서 달라진 점은 우주선을 5기 보내겠다고 명시한 것 정도다.
머스크는 이날 X에 “현재 가장 우려되는 점은 스타십 프로그램이 매년 증가하는 정부 관료주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멀라(해리스) 정권이 들어설 경우 나타날 상황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지만 관료주의가 민주당 행정부에서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화성 이주 계획을 파괴하고 인류를 파멸시킬 것”이라고 했다. 스페이스X에 대한 규제에 반대하면서 자신이 공개 지지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지원 사격도 병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유명 경제 평론가인 피터 시프는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더 나쁘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공화당이 지지하는 규제도 많이 폐지돼야 한다”고 자신의 X를 통해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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